IT업계의 최대 화두로 ‘메타버스(Metaverse)’가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관광 사업’ 분야에도 메타버스가 적용되기 시작하는 추세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해부터 IT업계의 최대 화두로 ‘메타버스(Metaverse)’가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 가운데 ‘관광 사업’ 분야에도 메타버스가 적용되기 시작하는 추세다.

◇ 지자체부터 기업까지… “메타버스 관광 콘텐츠 잡아라”

실제로 국내 주요 관광지들은 메타버스와 관광 사업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곳은 우리나라 최대 관광지 중 하나인 제주도로 메타버스 관광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24일 메타버스 제주관광 체험 사업을 위해 ‘제주 메타버스 관광 규제자유특구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당 사업은 중앙정부의 규제자유특구 계획에 따라 계획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 관광 규제자유특구는 관광버스 등에 모니터를 달아 유명 관광지를 가상현실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행하는 사업이다. 제주도에서 추진할 메타버스 관광 사업은 가상공간에 제주를 투영해 온라인상 체험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과 VR HMD을 이용한 메타버스 가상현실 체험 두 가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24일 메타버스 제주관광 체험 사업을 위해 ‘제주 메타버스 관광 규제 자유 특구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Gettyimagesbnak

서울시 역시 이미 지난해 11월 발표한 ‘메타버스 서울 추진 기본계획’에서 서울시 관광 사업을 메타버스와 연계한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 간 추진되는 메타버스 서울 추진 기본계획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덕수궁 등 서울시 관광자원을 메타버스로 구현할 예정이다. 특히 2023년부터는 ‘빛초롱축제’ 등 서울 대표 축제들도 메타버스로 구현해 전 세계에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각 지자체들뿐만 아니라 기업들 역시 메타버스를 활용한 관광 사업 아이템들을 발굴하는 추세다.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의 경우, 국립극장과 협력해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rand)’에서 각종 문화 행사가 가능한 ‘놀러와 국립극장’ 랜드를 개관했다.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에버랜드는 오는 17일부터 메타버스 에버랜드를 개장한다. 메타버스 에버랜드에서는 T익스프레스 등 주요 놀이기구들과 에버랜드에서 즐길 수 있는 각종 콘텐츠들이 제공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국립극장과 협력해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rand)’에서 각종 문화 행사가 가능한 ‘놀러와 국립극장’ 랜드를 개관했다./ SKT

◇ 관광지 홍보효과 큰 메타버스… 성공 위해선 정부와 민간의 협력 필수

이처럼 전문가들은 관광 산업 분야에 메타버스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를 ‘홍보’에 있다고 분석한다. 소비자들이 관광지나 문화 공연 현장을 방문하기 전에 먼저 메타버스로 체험하고 실제 관광지를 방문할지 여부를 결정해 관광 산업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각 지역의 도서관과 미술관, 유적 등 지식 유산과 관련한 문화재들의 경우 메타버스가 해외 관광객 유치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 신용태 교수 등 연구진들도 한국정보처리학회에 게재한 ‘문화 여가 중심의 메타버스 유형 및 발전 방향 연구(2021)’ 논문에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중요 소장품(예, ‘이건희 컬렉션’)을 메타버스에서 공개해 한국문화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광은 다른 분야에 비해서 가장 빠르게 메타버스로 실현될 것”이라며 “방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실제 관광객의 이동경로 따른 출입국 시설, 교통수단, 관광 명소, 면세점 쇼핑 등이 가능한 한국 관광 유니버스를 독자적으로 구축할 수 있으며 한국문화 체험행사도 다채롭게 추진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와 관광 산업의 긍정적인 융합을 위해서는 기존 정보 중심의 관광 플랫폼의 한계를 벗어나 주요 콘텐츠를 확보하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메타버스 기반의 우수한 관광용 플랫폼을 제작한다 하더라도 관광지에 대한 매력 등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실패한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태희·최희수 연구원 등 상명대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연구진들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스마트관광 콘텐츠 개발방안(2021)’ 논문을 통해 “과거 스마트 관광플랫폼 구축을 위한 정부 지원사업은 많이 있었으나 대부분 스마트 관광플랫폼이 아닌 관광포털의 기능만 제공되는 한계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타버스의 4대 유형 가운데 라이프로깅이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먼저 정부 중심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기술적 결합이 사전 요구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 내 행정과 연구기관의 콘텐츠 개발과 함께 기술적 제휴와 개발이 가능한 국내외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사와의 협업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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