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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파라마운트+ 첫 컬래버 ‘욘더’… 이준익 감독 “이야기 본질에 집중”
2022. 06. 16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티빙‧파라마운트+ 첫 컬래버 ‘욘두’로 글로벌 시청자와 만나는 이준익 감독. /티빙
티빙‧파라마운트+ 첫 컬래버 ‘욘두’로 글로벌 시청자와 만나는 이준익 감독. /티빙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브랜드관 오픈부터 콘텐츠 교류,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투자 등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맺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파라마운트+(Paramount+)와 국내 대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TVING)의 첫 협업 작품은 이준익 감독이 연출을 맡은 ‘욘더’다. 

‘욘더’는 머지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죽은 사람들이 브레인 업로드를 통해 생전의 기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미지의 공간 ‘욘더’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다. 

죽은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으로, 과학기술의 진보가 만들어낸 세계 ‘욘더’를 마주한 인간군상들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질 예정이다. 

스크린에서 숱한 명작을 탄생시킨 이준익 감독이 선택한 OTT 진출작이자, 첫 드라마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여기에 배우 신하균, 한지민의 만남뿐 아니라 이정은‧정진영까지 가세해 기대를 더하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16일 진행된 ‘티빙 X 파라마운트+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첫 OTT 도전 소감부터 작품 소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욘더’는 어떤 이야기인가.  
“삶은 복잡하지만 죽음은 굉장히 간단히 처리해왔다. 인간의 기억을 업로드한다는 설정을 갖고, 기억하기 때문에 다시 사는 존재가 산 사람과 어떻게 교감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심오하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한 이야기다. 결국 죽음이라는 것은 삶을 가치 있게 바라보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도 불행의 의미를 알아야 그 가치를 알고 소중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문제를 통해 접근해 봤다.”

-신하균과 한지민은 물론, 이정은‧정진영까지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도 이목을 끈다. 
“신하균이 20대 중반에 처음 봤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제 40대가 됐는데, 깊이감과 단단함이 있더라. ‘욘더’에서 그 무게감이 잘 구현됐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었던 배우였는데, 이번에 잘 구현해냈다. 한지민은 워낙 멜로 연기에서 훌륭한 업적이 있고 이번에 하면서 매 순간 감정이 잘 전달됐다. 복잡한 줄거리를 아주 쉽게 연기적으로 표현해 내더라.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어려운 이야기를 명확하게 잘 전달해줬다. 

이정은은 ‘자산어보’ 때 좋은 작업을 했고 다시 만났는데, 이번에도 쉽지 않은 역할을 잘 소화해 줬다. 역시 이정은은 이정은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낄 거다. 정진영은 워낙 오랫동안 작업해온 배우라 현장에서 가장 안도감을 주는 배우다. 닥터K라는 뇌 과학자 역할을 맡았는데, 놀라웠다. 전혀 보지 못했던 연기를 목격할 거다.” 

-작품에 담긴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함부로 단정할 수 없고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다. 줄거리로 설명해서 가는 게 아니라 인물의 관계를 통해, 감정의 이동을 통해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감독이 작품을 말로 설명한다는 것처럼 비겁한 게 없지만, 미묘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는 소재이기 때문에 그것이 최대한 이해될 수 있게 개연성과 과학적 근거성,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것까지 미세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게 핵심이었다.”  

흥미로운 이야기, 탄탄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욘두’. /티빙
흥미로운 이야기, 탄탄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욘두’. /티빙

-가상현실과 근 미래를 담았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소감은.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지만 나는 사극을 많이 찍었잖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역사물도 가상현실이다. 현재에 없으니까. 근 미래도 현재에 없는 거다. 과거 시대극이나 근 미래의 가상현실이나 같다.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간만 다르다. 그 세계를 보는 관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찍었다.” 

-OTT 첫 도전이다. 어떤 차이 느꼈나.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차이가 있다면 어떤 플랫폼으로 공개 되느냐다. 영화의 경우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는 것이고 그 이후 플랫폼으로 전환이 되는 거다. 그런데 ‘욘더’는 시작부터 극장에 가지 않고 플랫폼으로 가는 거다. 찍을 때는 차이가 없다. 다만 영화라는 것은 두 시간짜리 포맷 안에 이야기를 압축하는 건데, 시리즈는 6부작으로 나눠 밀도 있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조금 더 깊이 있게 어려운 이야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영화 같은 경우는 압축적으로 건너가야 하는 신들을 아주 집요하게 내면까지 파고들어가는 유리함이 있었다.”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소개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은.  
“글로벌을 생각하고 찍진 않는다. 글로벌이다 로컬이다 나누는 것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인간은 본래 이야기를 만드는 존재고, 그 이야기는 때로는 특정한 어떤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전달이 쉽지만 외지인들에게는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제는 우리의 이야기로 글로벌 의식하지 않고 밀도 있게 잘 만들면, 문화나 역사를 뛰어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글로벌이라는 것에 대해 분석하고 의도하는 것은 지나치게 조작적이고 계획적이다. 그것은 본질에서 어긋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에 충실하자,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본질에 충실하자는 것만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은. 높아진 위상을 체감하나. 
“외국에 살지 않으니 잘 모른다. 다만 귀와 눈이 있으니 많이 듣고 있다. 지난 100년간 한국영화는 너무나 부단하게 내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숙하고 훌륭해졌다. 이제 그것을 우리만 즐기는 게 아니라 글로벌 모두와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거다. 그래서 그냥 알아주는 거다. 아시아는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역사가 있다. 특히 한국의 역사는 아주 복잡하다. 복잡한 것은 좋은 거다. 어떤 아픔과 고통, 시련을 다 이겨내고 모두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전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인 거다. 그래서 티빙과 파라마운트+의 모멘트가 그런 통로를 하나 더 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욘더’가 거기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