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ASML 본사를 방문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대만의 반도체 제조사 TSMC 역시 ASML의 반도체 제조 장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반도체 제조사들간 제조장비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1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 경영진을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ASML 본사 방문 배경에 대해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EUV 노광 장비’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가장 큰 목표인 ‘반도체 초격차’와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용 EUV 노광 공정 장치 개발 기업인 ASML과의 협업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이날 ASML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은 ASML 경영진들과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EUV 노광 장비란 ‘EUV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를 뜻한다. 반도체 칩을 생산할 때는 웨이퍼(Wafer)라고 하는 실리콘 기반의 원판을 감광물질로 코팅한 후, 스캐너라고 하는 포토공정 설비에 집어넣는다. 설비 안에서는 레이저 광원을 활용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겨 넣는 작업을 하는데 이것이 바로 ‘노광(photolithography)’이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설비가 바로 EUV 노광 장비다.

노광 공정을 수행하는 EUV 노광 장비를 만드는 기술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한정적인 몇몇 기업들만이 제작할 수 있다. 이때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노광 장비를 생산하는 곳이 바로 ASML이다. 글로벌 신용 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ASML은 현재 세계EUV 노광 장비 시장에서 거의 10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의 최대 강자이자 삼성전자가 넘어야 할 산인 대만의 TSMC 역시 ASML의 차세대 노광 장비를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개최된 ‘TSMC 기술 심포지엄’에서 TSMC 연구개발 담당 YJ Mii는 “TSMC는 2024년에 ASML의 차세대 ​​NA 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고객이 혁신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관련 인프라 및 패터닝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반도체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트(TechInsights)의 댄 허치슨 칩 연구원은 “TSMC가 2024년에 차세대 NA EUV 노광 장비를 갖추는 것의 중요성은 가장 앞선 기술에 더 빨리 접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차세대 NA EUV 노광 장비는 반도체 기술을 선도할 다음의 주요 혁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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