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7 14:58
이준석-배현진 정면충돌… 국민의힘, 그칠 줄 모르는 ′집안싸움′
이준석-배현진 정면충돌… 국민의힘, 그칠 줄 모르는 ′집안싸움′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2.06.20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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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이던 중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이던 중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정면충돌했다. 당 혁신위원회는 물론 국민의당 몫 추천위원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펼쳐 온 이들의 감정은 이 대표가 비공개회의 내용 언론 유출을 문제 삼으며 터져 나왔다. 이들의 싸움은 장외에서까지 이어지면서 당내 내홍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돌발 발언을 했다. 그는 “최고위원들께서 현안에 대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공개회의 모두발언 끝에 붙여서 하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비공개회의를 통한 현안 논의를 사실상 금지한 데는 내부 발언이 언론을 통해 그대로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회의가 공개 부분과 비공개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하는 데 비공개 부분이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 대표의 선언에 배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비공개를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쩌나”라며 “최고위원회 하는 동안 비공개회의 내용들이 오픈돼 누차 제가 단속해달라고 이야기 드리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내용이 나오기에 이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되받아치며 사실상 배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배 최고위원은 “본인께서 언론에 나가서 이야기한 것을 언론이 쓴 걸 누구의 핑계를 대나”라고 날을 세웠다. 고성이 오가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그만하라”고 했지만 둘의 신경전은 멈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한번 단속해볼까요”라며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 장외에서도 ‘신경전’ 계속

이날 공방은 사실상 그간 보여 온 신경전의 연장선이다. 앞서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혁신위원회 구성’을 두고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에도 또 한 차례 충돌이 이어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추천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두 명에 대해 이 대표가 연일 반대를 하자 “졸렬해 보인다”고 비판한 것이다. 내부 회의 내용이 공개된 것도 문제지만, 이러한 발언이 이 대표를 ‘겨냥’하고 있었다는 점이 이 대표의 불만을 고조시킨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이들의 갈등이 단순 ‘신경전 이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른바 ‘자기 정치’를 선언하며 독자 노선을 강조한 이 대표의 행보를 곱게 보지 않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 대표의 윤리위원회 회부 문제가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리며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된 것도 갈등의 이면에 자리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가 정진석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 의원 등과 줄곧 설전을 벌인 것도 이러한 맥락인 셈이다.

당장 당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새어 나온다. 민생 위기 등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국정 안정에 당력을 집중해야 함에도 소모적 논쟁이 당을 뒤엎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게 어떻게 여당에서 있을 수 있나”라며 “다 대표가 만드는 거다. 세상에 어떻게 여당을 이렇게 이끌고 가나”라고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의 갈등은 ‘점입가경’ 양상이다. 이날 이 대표는 불쾌함을 드러내며 곧장 회의 자리를 떴지만 설전은 장외에서 종일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탄스런 상황”이라며 “당분간 최고위에서 제 주재하에, 적어도 제가 재석한 자리에서는 비공개 현안 논의는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가 수시로 방송에 출연하며 ‘나는 다 알아요’ 식으로 지도부 회의 내용을 전파했을 때 그 작은 영웅담이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우습게 만드는지 내내 안타깝게 지켜봐 왔다”며 “지도자의 한마디는 천금 같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 역시 참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게 제가 당 대표 취임 이후 반복되는 일인 거 다 아시지 않나”라며 “누가 그렇게 하고 있는지 명백한 사실인데 저한테 최근에 문제 되는 사안에 대해 제가 발화를 했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이 무슨 말을 했다라는 걸 이준석이 비공개회의 내용을 발설했다고 하는 것은 당황해서 자인한 것”이라며 배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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