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86% “여름휴가 해외여행 원해”… 62%는 ‘3개월 내 여행 계획 중’
‘코로나19’ ‘비용 증가’ 부담된다지만, ‘보복 여행’ 심리 커
4∼5성 호텔·리조트 호화 숙소 관심… 올해 여행 콘셉트 ‘호캉스’ ‘힐링’ ‘웰니스’

호텔스닷컴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해외 여행객 증가 추이와 올해 여행 트렌드 등에 대해 설명했다. / 호텔스닷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2년간 전 세계가 입국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국내외에서 입국자 규제가 완화되고 항공편도 늘어나자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해외여행을 하지 못한 이들 사이에서는 그간 참아온 여행을 떠나는 ‘보복 여행’ 심리가 커지면서 여행 트렌드도 바뀌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호텔스닷컴은 21일 오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해외여행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22년 여행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18∼45세 사이의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호텔스닷컴 측이 발표한 설문에 따르면 올해 6∼9월 기간 한국 소비자들의 해외여행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참여자 중 86%는 ‘3개월(2022년 6∼9월) 이내로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은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62%는 ‘3개월 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향후 1∼2개월 사이 가까운 일본 등의 국가에서 추가로 규제가 완화되거나 코로나19의 영향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연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은 점차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해외 여행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 제갈민 기자

또한 호텔스닷컴은 지난 세 분기(2021년 4분기∼2022년 2분기) 기간 동안 여행객들의 숙박 예약 시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여행을 떠나기 2주 이내(0∼14일) 숙박 예약을 한 비율이 각각 47%, 49%로 절반 수준이었으나, 올해 2분기 들어서는 여행 2주 이내 숙박 예약 비율이 38%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짧아졌던 숙박 예약 시점(14일 이내)이 점차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동기간 여행을 떠나기 15∼30일 이내 숙박 예약 비율은 △2021년 4분기 21% △2022년 1분기 16% △2022년 2분기 26% 등으로 나타났고, 31∼60일 이내 숙박 예약 비율은 △2021년 4분기 18% △2022년 1분기 13% △2022년 2분기 22% 등으로 집계됐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으면서 한 달 또는 두 달 이후의 여행 일정까지 미리 예약을 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요소로는 △코로나19 검사 또는 입국 요건이 더 간단해지면서(39%) △여행지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제한 규정 또는 여행 팁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서(31%) △무료취소·환불이 가능한 상품이 존재해서(28%) △여행지의 코로나19 관련 규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서(27%) 등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해외여행이 부담되는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들이 올해 6∼9월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망설이는 이유는 △여행 중 코로나19 감염 우려(46%) △코로나19 이전보다 여행비용 증가(36%) △방역·규제 등 여행 목적지 상황을 확신할 수 없어서(28%)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걱정에도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그간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한 것에 대한 보복 여행 심리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점차 풍토병(엔데믹)화 되면서 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과정에 해외여행 트렌드도 변화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여행객들의 숙소 선택 기준이 변화한 것을 볼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여행 트렌드 변화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는 숙소를 선택하는 기준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각 6∼9월 호텔스닷컴 코리아 웹사이트를 통한 해외 숙소 등급별 검색량은 △2020년 1∼2성(14%), 3성(41%), 4∼5성(45%) △2021년 1∼2성(14%), 3성(38%), 4∼5성(48%) △2022년 1∼2성(10%), 3성(34%), 4∼5성(56%) 등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들이 호텔·리조트 등 숙소를 선택할 때 1∼3성 수준에 해당되는 숙소를 찾는 이들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는데, 4∼5성 규모의 호화 숙소를 찾는 이들은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4∼5성 수준의 숙소는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호텔이나 리조트 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여행객들은 숙소 선택 시 ‘더 좋은 시설(쾌적한 피트니스센터·수영장 등)이 있는 숙소’를 원하는 이들이 35%로 가장 높았다. 2020년∼2022년 기간 해외 숙소 검색 시 상위 인기 검색 필터에서도 ‘부대시설’이 2020년에는 4위에 해당했으나, 2021년 2위로 올랐고, 이어 2022년에는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는 여행객들이 숙소에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는 것을 원하는 니즈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수영장 △온수 욕조 △스파 △주방 △반려동물 동반 가능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해외여행 규제가 완화되는 상황에 많은 여행객들은 휴식을 취하러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또한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은 여행 콘셉트를 ‘휴식을 취하며 힐링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호텔·리조트를 목적지로 선택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39%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이어 △버킷리스트 여행지 방문(31%) △유명한 해외 도시 탐험(28%) △자연을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목적지(25%) △휴식을 취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싶음(25%) 등이 뒤를 이었다.

대체로 호텔·리조트 내에서 즐기는 ‘호캉스’ ‘힐링’ ‘웰니스’ 등을 원하는 수요가 주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미우 익스피디아그룹 마켓 액티베이션 매니저(차장)는 “코로나19에 대해 여전히 불안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이번 설문을 통해 여행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설문에서 ‘웰니스&자연’을 주제로 한 여행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은 자연을 더 가까이서 느끼고 힐링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텔스닷컴은 앞으로도 변화하는 여행 요구에 따라 맞춤형 패키지, 다양한 숙박 옵션들과 툴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외여행 상위 여행지 중 지난해 1∼5월 대비 올해 관심도가 가장 크게 증가한 국가는 괌으로 2,317% 급등해 인기 여행지 3위에 올랐다. 이어 인기 여행지는 △2위 프랑스(1,603%↑) △6위 이탈리아(1,064%↑)  △7위 영국(1,036%↑) △8위 스페인(1,155%↑) △10위 독일(908%↑) 등으로 유럽 국가가 대체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상위권을 꿰찼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규제를 빠르게 허물고 국경을 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