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를 앞두고 카르타고 전쟁 영웅 한니발을 소환했다. 원로원의 미움을 사 도망자 신세가 된 한니발을 자신의 처지에 빗댄 것이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를 앞두고 카르타고 전쟁 영웅 한니발을 소환했다. 원로원의 미움을 사 도망자 신세가 된 한니발을 자신의 처지에 빗댄 것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을 언급했다. 당 윤리위원회 결과를 앞둔 상황에서 자신의 처지를 이에 빗댄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국 그에게도 포에니 전쟁보다 어려운 게 원로원 내의 정치싸움이었던 것 아니었나”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망치와 모루도 전장에서 쓰이는 것이지 안에 들어오면 뒤에서 찌르고 머리채 잡는 거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한니발 바르카는 고대 카르타고의 명장이자 포에니 전쟁의 영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여러 개혁을 주도하며 원로원의 미움을 받아 도망자 신세가 됐고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다. 이 대표는 세 번의 선거를 이끌며 ‘연승’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당 내부 갈등의 중심이 된 자신의 상황을 이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윤리위가 굉장히 이례적으로 익명으로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사실 무슨 의도인지 궁금하다”며 “소수 의원들이 계속 인터뷰하는 것은 자신의 뜻을 그런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거 같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당 윤리위원회는 22일 오후 7시 이 대표에 대한 징계 논의를 진행한다. 이 대표가 성 상납 의혹과 관련, 이를 무마하기 위해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을 통해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당 대표로서 품위 유지 위반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당규상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권유 △제명 등 네 단계로 나뉜다. 경징계에 해당하는 ′경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는 이 대표의 대표직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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