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업무에 돌입했다.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상황에서 업무에 나선 만큼 그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산업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임명 2주 만에 노동조합의 출근저지 시위를 뚫고 첫 출근에 성공했다.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상황에서 첫발을 내딛은 만큼 강 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석훈 회장은 전날 여의도 산은 본점에 첫 출근해 업무에 돌입했다. 강 회장은 지난 7일 산은 회장으로 임명됐으나 노조의 강한 출근저지 투쟁에 막혀 정식 출근을 하지 못해왔다. 21일 오전에도 노조 조합원들이 출입문 입구에 누워 강 회장의 출근을 저지했지만 강 회장은 결국 누워있던 이들의 틈을 비집고 출근을 강행했다. 

이날 산은은 곧바로 강 회장의 취임식을 열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현재 엄중한 국내외 경제상황 및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와 산업은행, 산은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의 산은은 △혁신성장의 디딤돌 △경제안보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대표 싱크탱크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KDB △그린(Green)·디지털(Digital)·바이오(Bio) 전환(Transformation) 선도기관 △시장안정자(Market Stabilizer)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식 이후 곧바로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했다. 첫 업무지시로 비상 경제상황 대응방안 마련을 주문하고 산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내 비전위원회 및 소통위원회 구성 등을 당부했다. 또한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선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본점 이전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현재 산은은 부산 이전 이슈로 뒤숭숭한 상황이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노조는 기관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이를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로 임명된 강 회장에 대해선 “부산 이전을 위한 낙하산 인사”라며 취임 저지 투쟁을 벌였다. 최근엔 강 회장을 상대로 산은의 부산 이전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해왔다.

강 회장은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노조와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부산 이전을 둘러싸고 정부와 산은 노조의 입장차가 큰 만큼 갈등 해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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