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L을 이끄는 김영산 사장이 여러 당면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GKL을 이끄는 김영산 사장이 여러 당면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심각한 위기를 이어오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들었다. 가뜩이나 까다롭고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김영산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낙제점… 실적 개선도 요원

GKL은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5개 평가 등급 중 ‘아주 미흡(E)’에 이어 낮은 등급이다. 평가 대상 공기업 36곳 중 D등급 이하에 이름을 올린 공기업은 GKL을 포함해 5곳뿐이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E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기관 중 재임기간 요건을 충족하는 기관장에 대해 해임건의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D등급을 받은 기관 중 재임기간 요건을 충족하는 기관장 및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관의 기관장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를 내린다. 아울러 이들 기관들은 모두 개선계획을 제출하고 기재부 및 주무부처로부터 이행 상황을 점검받아야 하며, 내년도 경상경비가 삭감된다.

GKL의 경우 앞선 2020년도 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바 있고, 김영산 사장이 재임기간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해임건의 또는 기관장 경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올해 평가에서 또 다시 D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김영산 사장은 불명예 퇴진 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로써 김영산 사장은 또 하나의 숙제를 추가하게 됐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른 사후 조치는 물론, 당장 올해 경영실적 평가에서 반드시 개선을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까다롭고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그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GKL은 현재 실적 회복이 최대 당면과제로 꼽힌다. 외국인 대상 카지노 공기업인 GKL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5,000억원대에 달했던 연간 매출액은 2020년 1,844억원에 이어 지난해 850억원까지 쪼그라들었고, 안정적이었던 영업손익 및 당기순손익도 적자전환했다. 2020년 888억원의 영업손실과 6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458억원의 영업손실과 1,132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규모가 확대됐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GKL은 올해 1분기 468억원의 매출액과 132억원의 영업손실, 107억원의 분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출발한 상태다. 지난해에 비하면 다소 개선된 측면이 있고 2분기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점은 희망적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GKL은 한편으론, 최근 정치권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전 정권의 낙하산·알박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출신인 김영산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기획조정실장을 지내긴 했으나, 정통 관료로 낙하산 논란과 거리가 있다. 또한 GKL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지적받았던 송병곤 전 상임이사 등은 이미 임기를 마치고 떠난 상태다.

하지만 GKL 임원진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인물들이 여전히 다수 포진해있다. 김애경 상임감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지난 바 있으며, 청와대를 떠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GKL에 합류한 것이었다. 

비상임이사(사외이사) 중엔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인 한희경 사외이사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는 허정숙 사외이사도 있다. 이명환 사외이사와 이수범 사외이사 역시 문재인 정부 시절 각각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원과 문체부 자체평가위원회 관광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존재한다.

취임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여러 당면과제를 마주하고 있는 김영산 사장이 이를 원만히 풀어나가며 불명예 퇴진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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