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새롭게 선보이는 중형SUV 토레스는 사전계약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쌍용차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시장 규모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국내 중형SUV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새 얼굴’들이 판도 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13일 중형SUV 토레스의 외관을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출시를 알렸다. 이어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2,000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토레스는 오는 7월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토레스는 ‘SUV 명가’를 자부하는 쌍용차 특유의 헤리티지와 정통 SUV의 레트로한 감성이 담긴 외관으로 눈길을 끈다. 아울러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토레스는 특히 과거 많은 인기를 끌었던 무쏘 단종 이후 쌍용차가 처음 선보이는 중형SUV이자, 무쏘를 계승하는 모델로 일찍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

한국지엠 쉐보레는 이달 초 더 넥스트 이쿼녹스를 출시했다. /한국지엠

이에 앞선 지난 3일엔 한국지엠 쉐보레가 ‘더 넥스트 이쿼녹스’를 새롭게 출시했다. 지난해 4월 판매를 중단한지 1년 2개월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것이다.

2004년 처음 출시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준수한 성적을 이어온 이쿼녹스는 2018년 국내 시장에 처음 선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출시 초기부터 부진했던 판매실적은 갈수록 더 저조해졌고, 급기야 판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경쟁 모델에 비해 작은 크기와 비싼 가격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이쿼녹스는 수입 판매되는 모델인데, 수입차로서의 장점이 부각되기보단 아쉬운 상품성과 가격경쟁력 등 단점이 더 크게 작용했다.

절치부심 끝에 다시 돌아온 더 넥스트 이쿼녹스는 기존의 1.6L 터보 디젤 엔진을 1.5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교체하며 파워트레인을 뜯어고쳤다. 아울러 디자인을 개선하고, 주행 편의성을 높이는 등 상품성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이처럼 최근 들어서만 2대의 중형SUV가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면서 다소 잠잠했던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형SUV 시장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및 규모가 상당함에도 경쟁은 그리 치열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싼타페와 쏘렌토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왔고, 대항마는 르노자동차코리아의 QM6 밖에 없었다.

만약 토레스와 더 넥스트 이쿼녹스가 돌풍을 일으킬 경우, 중형SUV 시장의 판도는 더욱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중형SUV 시장의 규모 및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현대차·기아 역시 적극적인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는 2010년대 중반 중형세단 시장에서 나타난 바 있다. 당시에도 중형세단 시장은 현대차·기아가 장악하고 있었는데,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자동차코리아의 SM6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다.

토레스와 더 넥스트 이쿼녹스가 중형SUV 시장에 거센 파도를 몰고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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