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2차 발사가 완벽한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전 세계가 목전에 두고 있는 민간 중심의 ‘대(大)우주산업시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됐다. 특히 ‘IT산업계의 혈관’으로 불리는 이동통신 산업계 역시 우주통신 기반의 6G시대의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 21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2차 발사가 완벽한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1톤급 실용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세계 7번째 우주강국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전 세계가 목전에 두고 있는 민간 중심의 ‘대(大)우주산업시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됐다. 특히 ‘IT산업계의 혈관’으로 불리는 이동통신 산업계 역시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하고 있다. ‘6G시대’의 경쟁은 지구의 땅 위를 넘어 ‘우주’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지형 한계 뛰어넘는 우주통신, ‘6G시대 핵심 기술’

그렇다면 5G 다음의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6G통신에서 인공위성을 활용한 우주통신망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주통신망이 가지고 있는 ‘광역성’이 핵심 이유라고 보고 있다. 지상에 설치되는 유선망이나 기지국을 통한 통신망 운영이 갖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6G통신의 경우 1Tbps에 이를 만큼 전파 속도가 빠르지만 동시에 파동 진동수가 매우 커 전파 도달 거리가 매우 짧다. 때문에 장애물을 만난다거나 장마철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에서 통신의 끊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고대역 주파수 기반의 28GHz 5G의 경우 전파 특성상 손실 영향이 커서 서비스 커버리지가 3.5GHz 대비 10~15%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때 6G통신에서 인공위성을 이용한 우주통신망을 구축한다면 이런 장애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파 손실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개발도상국이나 오지 지역 등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가 보급될 수 있어 글로벌 정보격차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등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초소형위성 및 6G 위성통신기술 개발방안(2021)’에서도 전문가들은 “위성통신 기술은 지상-위성 통합망 구축을 통해 초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6G통신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위성 6G통신망을 구축하면 고도 300~1500km의 저궤도 위성(3GPP 기준)을 활용해 섬·산간·사막 등 육상 음영지역 및 해상·항공기 등에 초고속·저지연의 6G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6G통신에서 인공위성을 활용한 우주통신망이 주목받는 것은 ‘광역성’이 핵심 이유다. 지상에 설치되는 유선망이나 기지국을 통한 통신망 운영이 갖는 지역적 한계를 우주통신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 누리호 발사 성공에 韓 위성통신사업 분야 영향력도 ‘급성장’ 기대

우주통신사업 시장 전망도 매우 밝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오는 2040년 1조1,000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전 세계 우주 산업 시장에서 위성통신부문이 53%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의 이동통신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위성통신산업에서는 경쟁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막대한 투자비용뿐만 아니라 산업기반의 부족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우주항공기술이 선진국들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자체 위성을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사 KT SAT의 경우에도 ‘스타링크’와 같은 막강한 해외 기업들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 전 세계 위성사업자가 참여하는 유로컨설트 ‘WSBW(World Satellite Business Week)2021’에 참여해 저궤도 위성사업을 위한 ‘해외 지역사업자 연합체’ 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통신업계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통신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뿐만 아니라 앞서 KT SAT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 위성사업자 연합 등에서도 기술 보유국으로써 높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1.5톤의 위성을 지구 위 600~800km의 궤도에 올리기 위해 만들어진 누리호는 6G통신과 감시 위성, 달 탐사선 등의 목표에 대한 한국의 야심찬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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