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매각설에 휩싸여 뒤숭숭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초대형 M&A이자, 모빌리티 업계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매각설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물음표가 붙고 있어,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 압도적 존재감, 창창한 미래… 매각 추진 ‘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화두로 떠오른 것은 이달 중순이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카카오는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를 인정했다. 구체적인 M&A 파트너도 일찌감치 베일을 벗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영사인 MBK파트너스다.

업계 내 위상이 압도적인데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존재이다 보니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은 관련 업계는 물론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커다란 물음표가 붙으며 이목을 더욱 집중시킨다.

첫 번째 물음표는 매각 이유다. 카카오T 앱 등을 운영 중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다. 무려 3,000만 명의 가입자수와 1,000만 명의 월 활성이용자수를 자랑한다. 도로 위를 누비는 택시의 대다수가 카카오택시일 정도이며, 택시를 넘어 대리운전, 자전거, 킥보드, 주차, 항공, 기차, 시외버스, 렌터카, 심지어 해외여행과 퀵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내비 서비스도 운영 중이며, 자율주행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중대한 문제는 없다. 오랜 기간 적자를 이어오긴 했으나,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매출액 1조원을 바라본다. 

모빌리티 시장의 향후 성장 가능성 또한 무척 높다. 모빌리티 시장은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의 발전과 맞물려 4차산업혁명시대의 중요한 한 축으로 여겨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현재 영위 중인, 또 향후 영위할 사업들은 다른 카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검토하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추정되고 있다. 먼저, 사업을 이어나가는데 있어서의 여러 리스크다. 사업영역을 거침없이 확장해온 카카오모빌리티는 한편으론 택시업계와의 갈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고초를 겪어왔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세 차례나 불려간데 있어서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여러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무엇보다 ‘사회적 질타’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수익을 내고, 사업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선 요금 및 수수료 인상이 필요한데, 이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규제에 따른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당장 큰 장애물을 마주한 상태다. 형성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모빌리티 및 플랫폼 업계는 그만큼 제도적인 틀도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따라서 앞선 ‘타다 금지법’ 사례처럼 전에 없던 논란 및 갈등으로 규제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리운전 뿐 아니라 다른 서비스도 중대 변수를 마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과 전망이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닌데다, 각종 리스크와 부담이 존재하는 만큼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추정이다.

◇ 초대형 M&A 성사 될까

두 번째 매각 검토 이유로는 재무적투자자와의 문제가 거론된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를 보유 중이며, 초기 투자자인 TPG컨소시엄(29%)과 미국계 PEF 칼라일(6.2%), 그리고 LG(2.47%)와 구글(1.53%) 등이 주주로 있다. 그런데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선 일정 기간 내에 상장 또는 매각을 통해 수익을 안겨줘야 하는 내용이 계약에 포함되곤 한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이와 관련해 상장을 추진해오고 있으나, 녹록지 않다. 지난해에는 골목시장 침해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상장을 잠정 연기했고, 올해는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재무적투자자와의 계약을 지키기 위해선 매각 검토가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의 초기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부터 보유 지분을 정리하는 저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은 성사될 수 있을까. 이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을 향해 붙은 두 번째 물음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기업가치가 8조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그 가치는 더욱 높게 책정돼도 무리가 없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수를 검토 중인 MBK파트너스 측은 카카오가 보유 중인 지분 일부와 다른 재무적투자자들의 지분을 함께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금액은 최소 4~5조원, 최대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 입장에선 비록 카카오모빌리티가 ‘계륵’같은 존재라고 하더라도, 적정한 금액을 받지 못하면서까지 매각할 이유는 없다. 꼼꼼하게 실리를 따질 MBK파트너스 역시 카카오모빌리티를 무리한 가격에 품진 않을 것이다. 매각 협상 과정에서 소위 ‘몸값’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팽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만약 양측의 입장 차가 크고, 좁혀지지 않을 경우 매각은 무산될 수밖에 없다.

조직 내부의 반발도 변수로 떠오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이후 직원들의 노조 가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사측과 단체교섭에 나설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를 매각할 이유가 분명치 않은데다, 사측 또한 이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노조는 반발한다. 매각 협상 대상이 사모펀드라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큰 모습이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은 앞으로 카카오 경영 방식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잘 키운 서비스를 스핀오프 한 후 독립법인으로 만들고,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형식이 아니라 언제든 팔아버릴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직원들은 물론 투자자들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까지 연대해 매각 반대 투쟁을 펼쳐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있어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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