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시범비행 및 비상탈출 전부 통과… 국토부 허가만 기다려
“안전 관련 시험 전부 통과”라던 국토부… “추가 검토 필요” 입장 선회
에어부산·에어서울, 비상탈출 통과 1주 내 AOC 발급… 이스타는 4주째 발급 지연

/ 김포공항=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국토부의 AOC 발급과 관련한 안전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했음에도 국토부로부터 AOC 발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져 있는 이스타항공 보잉 737-800 기재. / 김포공항=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지난 3일, 국토교통부의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을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알려졌던 ‘비상탈출 훈련’ 시험을 통과했지만, 4주가 다 되도록 AOC 재발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가 갑작스럽게 추가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 남았다면서 입장을 선회했기 때문인데, 자세한 내용은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이러한 업무 처리에 대해 늑장 허가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국토부는 이스타항공 AOC 발급과 관련해 약 3주 만에 입장을 번복했는데, 과거 AOC 발급 사례와 비교하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여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1월 건설업체인 ㈜성정 측에 인수된 후 기업회생절차 졸업 및 AOC 재발급을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성정 측도 이스타항공의 재비상을 위해 사무실 임대 및 서버 재구축 등에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서울회생법원의 기업회생 절차를 마무리 지었고, 지난 6월 5일에는 국토부의 AOC 발급과 관련한 마지막 단계인 항공기 비상탈출 훈련도 통과했다. 이로써 이스타항공은 국토부로부터 AOC를 재발급 받기 위한 재무·인력·설비·안전 평가·승무원 테스트·규정 및 조직 평가 등 80여개 분야에서 3,000여개의 세부 내용 점검도 마쳤다. 이 기간 50시간 이상 시범비행도 진행했고, 국토부 측에서도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사실상 이륙을 위한 절차를 모두 마무리 지은 것이다. 지난 5일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국토부 관계자도 “이스타항공은 안전 관련 시험을 모두 통과했다. 내부 보고 및 행정 회의, 사업 변경 심의 등을 거치면 AOC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약 3주 정도가 지난 후 국토부는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지난 22일 다른 매체와 인터뷰에서는 “비상탈출 시험을 통과 했다고 해서 AOC 재발급을 위한 단계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는 없지만 안전과 관계된 부분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공식 입장을 뒤엎은 것이다.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황당할 따름이다. 특히 이스타항공 측은 “국토부 측으로부터 안전과 관련해 추가로 보완해야 할 사안 등에 대해 전해들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AOC 심사와 관련해 이스타항공 측에 감독관이 파견되지도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국토부의 내부 검토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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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국토부의 AOC 발급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발급 마지막 단계인 비상탈출 시범(사진의 5. 현장검사)까지 통과했지만 4주째 AOC 발급이 지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에어서울 AOC 발급 관련 국토부 보도자료 내 자료사진. / 국토교통부

이스타항공은 6월 초 국토부의 비상탈출 훈련 기준을 통과하면서 AOC 발급을 염두에 두고 7월쯤부터 항공기 추가 도입 및 이에 따른 인력 채용 계획도 모두 수립한 상황이다. 그러나 국토부가 AOC 발급을 내주지 않으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국토부의 이스타항공 AOC 발급 지연을 다른 항공사 AOC 발급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앞서 최근 날개를 편 신생항공사 3사를 제외하고 가장 마지막에 날개를 편 항공사는 에어서울이 있다. 에어서울은 지난 2016년 6월 30일 진행된 AOC 발급 마지막 관문인 비상탈출 훈련을 통과한 후 같은 해 7월 5일 국토부로부터 AOC 발급을 받아 7월 11일 취항에 성공했다.

에어서울의 경우에는 비상탈출 훈련 통과 후 단 1주일 내에 AOC가 발급되고, 2주 내에 취항까지 이뤄졌다. 그 외 에어부산도 2008년 10월 20일 비상탈출 시범을 통과하고 같은 달 26일 국토부로부터 AOC를 취득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은 다른 항공사들과 똑같이 비상탈출 훈련에서 합격했음에도 국토부 측은 추가로 검토할 사안이 남았다는 이유로 AOC 발급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지난해 말쯤부터 급여반납까지 불사하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재운항을 위한 국토부의 AOC 발급이 명확한 이유 없이 지연돼 답답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와 관련해 국토부 항공운항과 담당 사무관 및 주무관에게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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