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KG그룹을 선정했다. /쌍용차
쌍용자동차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KG그룹을 선정했다. /쌍용차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쌍용자동차가 결국 KG그룹 품에 안기게 될 전망이다. 때마침 최근 선보인 신차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가 KG그룹과 함께 본격적인 재도약의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변 없없다… KG그룹 최종 인수예정자 선정

쌍용차는 지난 28일, 서울회생법인의 허가를 받아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 인수전에서 우선 인수예정자로 선정돼 지난 5월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던 KG그룹이 이변 없이 최종 인수예정자가 된 것이다.

쌍용차가 KG그룹을 우선 인수예정자로 선정한 뒤 진행한 공개매각에선 쌍방울그룹만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쌍방울그룹이 제시한 인수조건은 KG그룹보다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는 8부 능선을 넘게 됐다. 쌍용차는 기존에 체결된 조건부 투자계약을 바탕으로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다음달 내에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며, 채권자 및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관계인집회는 8월 말~9월 초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쌍용차 입장에선 든든한 국내기업을 모기업으로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54년 설립된 하동환자동차제작소를 모태로 하는 쌍용차는 동아자동차 시절을 거쳐 1980년대 중반 쌍용그룹에 인수됐다. 고초를 겪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가 터지면서부터다. 1997년 말 쌍용그룹이 침몰하기 시작하면서 쌍용차는 1998년 1월 대우그룹에 인수됐다. 하지만 얼마 후 대우그룹 역시 공중분해 수순에 돌입했고, 1999년부터 채권단 관리 하에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2004년 10월 중국 상하이자동차를 새 주인으로 맞은 쌍용차는 더욱 깊은 암흑기에 빠져들었다. 상하이자동차는 별다른 투자 없이 기술 유출을 둘러싼 논란만 끊이지 않았다. 결국 쌍용차는 2007년 이후 적자가 지속되며 또 다시 심각한 위기를 맞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2009년 법정관리에 돌입하고 말았다.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도 이때다.

큰 파문을 겪은 쌍용차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이후 회생절차를 종료하는 등 수습 및 재정비로 분주한 시간을 보냈으며, 2015년 출시한 티볼리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다시 위기가 시작됐고, 모기업 또한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면서 2020년 또 다시 새 주인 찾기 및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매각 절차 역시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다. 인수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계기업과 국내 굵직한 기업들이 불참한 가운데,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자금조달 문제를 넘지 못해 끝내 좌초했다. 이에 재차 매각 절차에 돌입한 끝에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KG그룹은 재계 71위의 중견그룹으로, 최근 적극적인 M&A를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쌍용차 인수를 마무리 지을 경우, 재계순위는 50위권으로 껑충 뛸 전망이다.

쌍용차와 KG그룹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KG그룹은 KG스틸(옛 동부제철)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현재는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지 않지만, 쌍용차 인수 이후 자동차 관련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KG그룹 내에 언론사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과 밀접한 계열사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도 향후 쌍용차의 마케팅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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