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모빌리티 사업 매각설로 뒤숭숭한 가운데 카카오 경영진이 노조와 긴급 회동을 가졌다. 노조가 매각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하자 소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가 모빌리티 사업 매각설로 뒤숭숭한 가운데 카카오 경영진이 노조와 긴급 회동을 가졌다. 노조가 매각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경영진과 노조 ‘크루 유니언’은 지난 27일 만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측에서는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센터장과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영진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관련해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이 제기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최근 투자업계에선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퍼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매각 추진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한 입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내부의 혼란을 일으켰다. 특히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7일 임직원 간담회 ‘올핸즈’에서 매각 논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조직 내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이날 그는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일 뿐,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의 불명확한 입장은 직원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노조는 집단행동을 예고하며 반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24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관련해 카카오 계열사 임직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는 카카오의 최대주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에게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27일 노사 간 긴급 회동으로 양측의 소통 가능성은 열린 분위기다. 노조 측은 28일 열려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매각과 관련한 노조 입장과 향후 활동 방향 등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사측과의 만남 직후인 27일 오후 기자회견 일정 연기를 공지했다. 우천과 판교 신사옥 공사로 장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사측과의 만남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이다. 2017년 카카오에서 분사돼 설립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앱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카카오T 앱 누적 가입자수는 3,0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5,465억원을 기록했다. 기업 가치는 8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 지분은 카카오가 57.5%, 미국계 사모펀드인 TPG 29.0%, 칼라일이 6.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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