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가 하락세가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증권사에서 사실상 매도 의견에 가까운 리포트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더 얼어붙은 모습이다. /뉴시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가 하락세가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증권사에서 사실상 매도 의견에 가까운 리포트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더 얼어붙은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가 하락세가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선 공모가 밑으로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한 증권사에서 사실상 매도 의견에 가까운 리포트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더 얼어붙은 모습이다.

◇ 3만원대 사수도 아슬아슬… 매도 리포트에 투심 더 ‘꽁꽁’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2.73% 하락한 3만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주식시장에서 연일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장중 한때 3만100원까지 하락하며 신저가 기록을 썼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6일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상장 첫날 단숨에 금융업종 시가총액 1위에 오르면서 ‘금융 대장주’ 자리에 등극하기도 했다. 장중 한때 9만4,400원까지 오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주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 왔다. 미국의 긴축 기조에 따라 기술주·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내림세가 시작됐다. 여기에 성장 둔화 우려와 증시 침체 등이 겹치면서 약세를 이어졌다. 이달 들어선 결국 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기준으로는 3만원대 사수까지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게 됐다. 

여기에 최근 한 증권사에서 사실상 매도 의견에 가까운 리포트가 나오면서 투심은 더 악화된 분위기다. 

DB금융투자는 29일 카카오뱅크에 대해 현 주가보다 낮은 2만4,600원의 목표가를 제시하면서 투자의견을 언더퍼폼(Underperform, 시장 평균 수익률 하회)으로 제시했다. 이는 사실상 매도로 해석되는 투자의견이다.

DB금융투자는 상장 이후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날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고성장과 고객 기반 확보에 놀랐지만 지금의 주가에 이러한 기대가 이미 충분히 반영돼 있다”며 “은행 규제를 받고 있는 이상 은행의 성장 논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뱅크는 성장 초기 단계를 지나며 대출 만기 연장 부담으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성장률이 낮아져 하락한 자본효율성 때문에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은행업의 속성상 철저한 내수 기반 산업이며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려면 많은 비즈니스 모델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데 카카오뱅크가 강조하는 플랫폼 수익도 은행의 비이자이익과 큰 차별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성장성이 가장 중요한데 상장 이후 성장성마저 둔화됐다”고 꼬집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대출 증가는 전 분기대비 1,000억원에 그쳤다. 이 연구원은 “가계 대출 증가율 억제를 목표로 하는 감독 당국의 규제 외에도 인터넷 은행에 적용되는 중·저신용자 대출비중 증가 목표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2분기부터 주택담보대출이, 4분기부터 자영업자 대출이 본격화하며 분기 1조원 수준의 대출 증가추세가 재개되겠지만 대출 자산의 모수가 커지며 자연스럽게 만기도래하는 물량이 커지고 있어 대출증가율은 10%대 초반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카카오뱅크가 1,861만의 높은 고객 기반을 통해 플랫폼 수익을 확대시켜나갈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은행으로 인가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은행들과 다른 수익원 발굴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더구나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가 강화되면서 복잡한 투자상품의 비대면 판매가 강한 제한에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플랫폼 수익확대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넘칠 정도로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은행의 경우 현 주가 수준에서 연 5%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데, 카카오뱅크의 경우 당분간 배당이 없을 것이라는 기회비용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까지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은 은행 대비 6배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리포트가 나온 뒤, 투자심리는 더욱 꽁꽁 얼어붙은 분위기다. 업계에선 특별한 호재가 있지 않은 이상, 현재의 주가 부진 상황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는 미국 긴축 공포와 인플레이션,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수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당분간 증시의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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