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계기로 한미일 3각 공조가 굳건해지면서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이 더해졌다. 한미일정상회의가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자극해 한미일에 맞서 진영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만큼 한미일 공조는 필요하지만, 오히려 북한이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 북중러 대응 과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대북 대응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 정상은 모두 북한의 미사일 도발 및 핵개발을 규탄했고, 한미일 3각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4년 9개월 만에 모인 한미일 정상이 북한을 압박했지만,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지는 의문이다. 북한은 한미일 공조에 맞서 북중 혹은 북중러 연대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같은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오늘 우리가 강대해지고 잘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 적대 세력들은 전대미문의 봉쇄 압박 책동을 악랄히 감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응하는 북한 측 행동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핵, 미사일 등 군사 행보를 자위권 측면에서 주장해왔는데, 한미일정상회담을 적대 행보로 간주하고 추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나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 명의의 입장 표명이 이뤄질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과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토는 1949년 창설돼 냉전기를 거쳐 지금껏 유지돼오고 있는 북미와 유럽 등 서방 국가의 동맹체다. 소련 붕괴 이후에도 해체되지 않았던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견제하는 입장을 내고 있다.

특히 나토는 같은날 새 전략개념을 채택하면서 러시아를 '동맹의 안보에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했다. 핀란드와 스웨덴도 나토에 가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응해 유럽 내 미군 군사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같은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며 한국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나토는 중국에 대해서도 “중국이 공언하는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우리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을 제기한다”고도 했다. 중국의 위협을 처음으로 전략개념에 포함시킨 것이다. 게다가 대통령실에서 한국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지난 20년 간 우리가 누렸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이후 중국 견제 성격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동참하기도 했다. 북한에 맞서 한미일 협력은 강화했지만, 반중·반러 연대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보이며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에 협조를 구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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