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회장이 이끄는 하림그룹의 ESG 평가등급이 거듭 하락하고 있다. /뉴시스
김홍국 회장이 이끄는 하림그룹의 ESG 평가등급이 거듭 하락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하림이 정작 평가등급은 거듭 후퇴하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ESG경영 의지를 향한 물음표 또한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 하림그룹 계열사들, ESG 평가등급 줄줄이 내리막

국내 ESG 평가 및 분석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지난달 상반기 상장기업 ESG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상장기업에 대한 ESG 평가를 실시한다. 상반기엔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하반기에는 사회와 환경 부문을 보강해 종합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해 A등급에서 올해 상반기 B등급으로 한 계단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림은 지난해 상반기 및 종합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하림그룹 계열사의 ESG 평가등급 하락은 올해 초에도 있었다. 또 다른 국내 ESG 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1월 2022년 1차 ESG 등급 조정을 통해 하림지주와 팜스코, 선진 등 3개 기업의 ESG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하림지주와 팜스코는 지배구조 부문과 통합 부문 모두 A등급에서 B+등급으로, 선진은 지배구조 부문이 B+등급에서 B등급으로 조정됐다.

하림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ESG경영 강화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하림의 경우 올해 ESG경영의 슬로건으로 ‘애쓰고(ESG), 애쓰지(ESG)’로 정하고 연초부터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SG 평가등급은 잇따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잇따라 적발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10월 하림과 올품이 담합으로 적발됐으며, 지난해 11월엔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부당지원이 적발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엔 NS홈쇼핑이 홈쇼핑 업계 갑질 적발에 포함됐고, 올해 3월엔 하림과 올품, 하림지주 등이 또 다시 담합으로 적발됐다.

실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하림그룹 계열사의 ESG 등급을 하향 조정한 사유로 공정위 적발을 들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하림그룹은 김홍국 회장의 과다겸직 및 불성실한 이사회 출석, 그리고 김홍국 회장 지인의 사외이사 선임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역시 ESG경영 실천과 직결되는 사안들이다.

이처럼 하림그룹의 ESG 평가등급이 잇따라 후퇴하면서 김홍국 회장은 ESG경영에 대한 진정성에 커다란 물음표를 붙이게 됐다. 김홍국 회장은 지난해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30대그룹 총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ESG경영 마인드 측정에서도 최하위에 그치며 체면을 구긴 바 있다. ESG경영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만큼, 허울에 그치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김홍국 회장의 최대 당면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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