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1 21:11
[국회 극한 대치] 국민의힘, 김진표 정조준 한 까닭
[국회 극한 대치] 국민의힘, 김진표 정조준 한 까닭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2.07.01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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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부대표단이 30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의 원구성 강행 처리와 관련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의 국회의장 후보자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 사무실로 항의방문 뒤 김 의원의 부재로 의원실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지난달 30일 국회의장 내정자 김진표 민주당 의원 사무실 항의 방문에 나섰다. 김 의원의 부재로 이날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임시국회 강행 ‘총력 저지’를 선언한 국민의힘이 김진표 민주당 의원을 정조준 하고 있다. 민주당의 의지대로 단독 의장단 선출에 나설 경우, ‘반쪽짜리 의장’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수당의 폭거’라는 프레임으로 민주당을 압박하는 동시에 국회의장 내정자인 김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상황을 유리하게 풀어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일 민주당의 ‘단독 개원’에 반대하며 김 의원을 정조준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후보자에게 간곡히 말씀을 드린다”며 “후보자의 말씀처럼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면 여야 합의에 따라 적법한 절차대로 선출된 의장이 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도 힘을 보탰다. 그는 “민주당의 단독 개원과 단독 의장 선출은 과거 독재정권에서도 하지 않던 짓”이라며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는 분들이 군사정권보다 더한 행태를 자행한다면 역사의 길이 남은 오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께서는 소속이 민주당이지만 부끄러운 흑역사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민주당의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과 함께 ‘국회 개원’을 둘러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충돌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더 이상 협상 의지가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단독으로 국회 의장단을 선출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거야(巨野)’의 공세에 사실상 기댈 곳은 ‘여론전’ 뿐인 국민의힘은 그간 ‘의회 폭거’ 프레임을 꺼내 들며 민주당에 맞섰다.

김 의원에 대한 공세는 이러한 여론전과 맞물리며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단독으로 의장이 선출될 경우 의장으로서의 ‘중립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필리핀 특사 출국 전 김 의원을 향해 “독단적 국회 소집에 의한 선출을 과연 바라는 건지 입장을 밝히라”며 날을 세웠고, 전날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김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 항의 방문에 나서기도 했다.  

◇ 민주당 한발 물러서자 고삐 죄는 국민의힘

이러한 압박과 여론전은 어느 정도의 통한 모양새다. 민주당은 당초 1일로 예정된 ‘임시회 소집’을 오는 4일로 연기했다. ‘입법 독주’의 프레임을 우려한 것이지만, 당내 총의를 모으는 과정에서 김 의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한번 더 협상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나고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자 국민의힘은 더욱 고삐를 죄고 나섰다. 당장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소극적인 중재가 아닌 적극적인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를 국회의장으로서의 ‘자격 시험대’로 삼겠다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의장이 되시려는 분이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행위가 눈앞에서 버젓이 벌어지는 데 이를 외면한다면 의장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선례도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야당의 등원 거부 등을 이유로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강행하려 했으나 김 전 의장이 야당과의 합의 선출을 요구하면서 실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법이 지금까지 지켜져 왔고 이런 선례가 온 것”이라고 강조하며 사실상 김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장 오는 4일까지 여야 간 냉각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성 의장은 “날짜를 미룬다고 불법이 합법이 되지는 않는다”며 민주당의 임시회 소집을 끝까지 막아내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발언도 더욱 날카로워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강행 의지를 ‘나치식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며 “국민 뜻을 헤아려서 정치의 정상화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압박에 민주당도 적극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은 임시회 연기를 결정한 만큼 향후 책임은 국민의힘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협치 정신을 보여주는 건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진 집권 여당의 몫”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장단 선출에 적법성도 옹호했다. 그는 “국회법 14조, 18조에 의거해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는 건 그 어떤 절차적 하자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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