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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지분 확대 분주한 사조그룹… ‘싸늘한 시선’ 피하기 힘든 이유
계열사 지분 확대 분주한 사조그룹… ‘싸늘한 시선’ 피하기 힘든 이유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2.07.04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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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와의 갈등으로 곤욕을 치른 사조그룹이 계열사 간 지분 확대로 분주한 모습이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소액주주와의 갈등으로 곤욕을 치른 사조그룹이 계열사 간 지분 확대로 분주한 모습이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사조그룹이 계열사 간 보유 지분 확대를 분주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시기를 활용해 그룹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다지는 한편, 3세 승계 작업도 착착 진행해나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소액주주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한바탕 곤욕까지 치른 적이 있어 이러한 행보는 싸늘한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효과는 1석 3조?

사조산업은 이달 초 사조시스템즈가 자사 주식 1,40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시작된 매수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조시스템즈는 지난해 11월 초 이전까지만 해도 보유 중인 사조산업 지분이 25.14%였다. 지난해 8월 초엔 보유 중이던 주식 일부를 사조랜더텍과 사조비앤엠 등 계열사에 넘기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 지분은 30.55%까지 늘었다. 약 8개월 사이에 지분을 5% 이상 늘린 셈이다.

비단 사조산업과 사조시스템즈만이 아니다. 사조그룹 내에선 이러한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사조오양은 4일 캐슬렉스서울이 자사 지분 1만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매수 시기는 지난달이다. 캐슬렉스서울은 지난해 11월 사조씨푸드가 갖고 있던 사조오양 주식을 모두 사들이며 처음으로 지분을 보유하기 시작했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온 끝에 현재 1.95%를 보유 중이다.

사조대림 지분 역시 지난해 사조동아원에 이어 올해는 사조시스템즈와 캐슬렉스서울, 사조비앤엠 등의 계열사들이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사조씨푸드 지분의 경우 사조오양에 이어 사조시스템즈와 사조랜더텍이 매수에 나선 바 있다. 

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사조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크게 부자연스럽지 않다. 향후 주가, 즉 기업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다만 최근 벌어진 일련의 논란과 현재 상황 등을 감안하면, 사조그룹은 싸늘한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조그룹은 지난해부터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소액주주들과 잇단 갈등에 휩싸인 바 있다.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이 주진우 회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등 거센 공세에 나선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조그룹은 잇따라 ‘방어전’에 성공했으나, 이 과정에서 지분 쪼개기로 ‘3%룰’을 무력화시키는 등의 꼼수를 동원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어 올해는 사조오양 소액주주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추천한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뜻 깊은 성과를 이뤄냈다. 사조그룹 입장에선 뜻밖의 일격에 허를 찔린 셈이었다.

지난해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사조그룹의 계열사 간 지분 확대 움직임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바탕 곤욕을 치른 만큼, 계열사 지배력을 탄탄히 다져놓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다. 사조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주지홍 부회장의 3세 승계작업과도 맞닿아있다. 소액주주와의 갈등 이후 ‘광폭 승진’으로 승계작업에 속도를 낸 주지홍 부회장은 비상장사인 사조시스템즈 지분 39.7%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사실상의 지주사 격인 곳이며, 최근 계열사 간 지분 확대에 있어서도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즉, 사조그룹의 계열사 간 지분 확대는 주지홍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사조그룹은 소액주주와의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는 물론 그 이후에도 소액주주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계열사를 동원해 최대주주 일가의 승계 및 지배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은 싸늘한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소액주주 측 관계자는 “지속적인 계열사 간 지분 확대는 주지홍 부회장에 대한 승계 문제와 주주 행동주의에 대한 방어, 그리고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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