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사진을 추가 공개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 현지 숙소 인근에서 산책하는 모습. /뉴시스
대통령실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사진을 추가 공개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 현지 숙소 인근에서 산책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배우자 A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순방에 동행해 논란인 가운데, 대통령실은 6일 “인사비서관의 부인이어서 간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음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A씨는) 오랫동안 해외에 체류하면서 경험이 풍부하다. 11년간 해외 유학을 했고 영어에 능통하다. 그리고 국제교류 행사 등을 기획하는 등 해외 행사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실 경호팀, 의전팀 등으로 구성된 사전 답사단과 함께 스페인으로 출국했고, 윤 대통령 순방 기간 김건희 여사의 업무를 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나토 순방을 마친 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지난 1일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출신인 이 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 업무를 맡았다. A씨는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차녀로 알려졌다. 또 대선 당시에도 김 여사 관련 일을 도왔고, 대통령실 채용도 검토했다고 보도됐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앞서 김 여사 수행 및 경호 등에 대통령실 직원 2~3명이 배치된 것 외에 외부 수행원은 없다고 밝힌 바 있는데, 대통령실에 공식 채용되지 않은 A씨가 순방에 동행하고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인 것이다. 

이 관계자는 A씨가 김 여사의 업무를 도왔다는 데 대해서는 “(A씨는)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의 일정을 위해 간 것이 아니다. 김 여사를 수행한 적은 단 한 시간도 없다”며 “전체 마드리드 순방 행사를 기획, 지원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나토에서 준비한 행사도 있지만, 저희가 준비한 행사가 많이 있다. 그 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사전답사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며 “민간인 신분으로 참여한 게 아니라,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참여했다. 기타 수행원은 임의로 지정하는 게 아니라 통역이나 기획 등 순방 과정에서 민간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외교부 장관 결제를 통해 지정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A씨가 발탁된 데 대해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 기획이라는 것은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해야 하고, 행사가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생각하는 효과를 최대한 거둘 수 있도록 진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분이 오랜 인연을 통해 의중을 잘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그런 점을 행사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 본 것”이라고 배경 설명을 했다. 

또 A씨가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라 참여한 것이 아니고 전문가라서 (A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럼에도 이해충돌 등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스스로 자원봉사 하겠다고 자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A씨가 대통령실에서 일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대통령실은 이분의 역량을 알기 때문에 채용을 검토했었다. 채용이 됐다면 자연스럽게 이번 행사 기획도 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여러 문제를 검토한 끝에 채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고, (이번 순방에서는) 민간인으로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제도적 절차를 밟았다”고 했다.

A씨는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에도 대통령실에서 일하며, 김 여사가 참석한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 방한 행사에 관여했는지 알 수는 없다”면서도 “초기에 대통령실 근무를 위해 채용을 검토했지만 이해충돌 문제가 있어서 채용을 안 했다. (채용 검토) 전 단계라 업무는 했다. 채용을 하지 않기로 한 이후로는 (A씨가) 대통령실에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준비에 있어 답사단과 선발대는 많은 일을 한다. 대통령 순방일정 전체의 코디네이터와 같다. 그런데 해외에서 오래 살아봤다고 순방의 답사단과 선발대가 되는 것이 대체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나라의 영부인이 공식적인 수행원이 아닌 지인을 수행원으로 등록해서 대동하고 국무를 봤다. 이것은 국가의 기강에 관한 문제 아니겠나”라며 “이런 게 가능하다면 해외 가서 무보수로 일하고 항공료와 호텔비를 내달라고 요청할 국민들이 엄청 많을 것이다. 이 일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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