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한 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 초청 만찬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격려사를 듣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한 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 초청 만찬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격려사를 듣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또 ‘비선’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순방에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 A씨가 동행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대통령실은 6일 해명에 진땀을 뺐지만, 논란은 오히려 가중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이 비선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 대통령실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 해명

일부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답사를 위해 대통령실 경호팀, 의전팀과 스페인으로 출국했고, 지난 1일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귀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순방 기간 김건희 여사의 업무를 도왔다고 보도됐으며, 대통령실 채용도 고려됐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해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선 A씨는 김 여사를 수행하는 업무를 하지 않았고, 스페인 현지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또 대통령실 채용이 검토됐던 것은 맞지만 이해충돌 여지가 있어 채용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이번 순방에서는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참여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순방 행사에 ‘민간인’이 참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관계자는 A씨와 대통령 부부와의 오랜 인연과 해외 체류 경험·국제 교류 행사 경험이 풍부해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행사 기획은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이해해야 하는데, 오랜 인연이 있는 A씨가 이 점을 행사에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부연했다. 

또 A씨는 순방 이후 별도 보수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라 참여한 것이 아니고 전문가라서 (A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럼에도 이해충돌 등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스스로 자원봉사 하겠다고 자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5일) 대통령실에서도 ‘무보수’라는 점을 강조한 입장문이 나온 바 있다. 

◇ 두 가지 쟁점, 민간인 순방 동행·사적 인연

A씨는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딸로 관련 회사 이사였으며, 윤 대통령 취임 전인 4월 30일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의 남편인 이원모 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 업무를 맡았다. A씨 역시 캠프에서 김 여사 관련 업무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쟁점은 두가지다. 대통령실 인사 업무를 다루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민간인 신분으로 공군 1호기를 이용했고, 숙소와 항공을 지원받고 대통령 부부의 해외 일정에 동행하는 것의 적절성 여부와 대통령 부부와의 ‘사적 인연’으로 대통령실 업무에 참여한 점 등이다. 

우선 대통령실은 A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순방에 동행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기타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것인데, 주치의나 통역 업무를 맡은 이들도 기타수행원으로 분류된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해충돌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보수를 받지 않았다고만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주치의도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A씨의 항공·숙박 지원 여부에 대해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기타수행원 자격’이라고만 밝혔다. 

또 두 번째 쟁점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A씨가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행사 취지에 맞는 기획을 할 역량이 있다고 했을 뿐이다. A씨의 전문성을 검증했냐는 질문에 대통령실은 “전에도 그런(국제) 행사 참여를 많이 했다. 일일이 (외부) 용역을 주는 게 아니라 그런(검증) 절차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A씨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으로 순방에 참여했고, 대통령실 채용도 고려했었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당시 지인을 동행해 문제가 됐음에도 순방에 ‘오랜 인연’이 있는 지인이 또 참여한 셈이다. 또 코바나콘텐츠 직원이 대통령실에 채용된 것도 논란이 있었다. 그때마다 대통령실의 해명은 논란을 키웠고, 이번에도 ‘오랜 인연’을 언급하면서 논란만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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