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아머가 한국 시장 직접 진출 당시 밝혔던 포부와 달리 지지부진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언더아머코리아
언더아머가 한국 시장 직접 진출 당시 밝혔던 포부와 달리 실적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언더아머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때 ‘이재용 운동복’으로 화제를 모으며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던 언더아머의 행보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2017년 한국 시장에 직접 발을 들일 당시 5~8년 내에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던 ‘당찬 포부’가 무색하기만 하다. 글로벌 본사까지 실적 및 주가 부진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5년차인 올해 어떤 실적을 내놓게 될지 주목된다.

◇ 지난해 매출 1,300억원대… 나이키는 ‘저 멀리’

“5~8년 내에 연 매출 8,000억원 이상을 달성해 나이키·아디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

2017년 1월,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 언더아머코리아의 당시 송호섭 초대사장이 밝힌 포부다. 언더아머가 미국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서 2위의 입지를 다지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 따른 자신감이었다.

앞서 2012년부터 효성그룹 자회사인 갤럭시아가 수입 판매해온 언더아머는 당시 국내에서 이미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었다. 2014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당시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이재용 운동복’으로 화제를 모은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 언더아머는 상징성이 높은 강남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직영점 1호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실적 성장세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언더아머는 △2019년 669억원 △2020년 957억원 △2021년 1,30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1,000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지 5년차인 올해도 1분기 매출액이 304억원으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언더아머가 잡겠다던 나이키코리아는 2020년 6월~2021년 5월까지 1조4,52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8,000억원대였던 2017년과 비교해 실적 성장세가 뚜렷하다. 

언더아머의 이러한 실적은 5~8년 내에 매출액 8,000억원을 달성하겠다던 포부와 거리가 멀다.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던 나이키와는 10배 이상 뒤쳐져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공세 수위도 다소 약해진 모습이다. 한국 시장 직접 진출 당시 야심차게 문을 열었던 강남 1호 직영점은 지난해 9월 말을 기해 철수했다. 이에 앞서 2020년엔 압구정 가로수길에 위치했던 2호 직영점과 이태원역 바로 앞에 위치했던 3호 직영점도 문을 닫은 바 있다. 현재 언더아머가 운영 중인 직영점은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단 1개뿐이다. 

언더아머의 이 같은 아쉬운 행보는 스포츠 브랜드 시장의 경쟁 과열과 한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략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시장의 경우 미국 등과 달리 기능성 스포츠 의류 비중보다 일반 패션의류의 비중이 높은데 이에 따른 현지화 전략에 소극적이었던 것이다.

언더아머가 일부 10대 사이에서 유행한데 따른 역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언더아머는 최근 소위 ‘일진패션’ ‘급식패션’ 등으로 불리는 트랜드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10대 사이에서 유행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고, 전반적인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패션업계의 정설이다.

한편으론, 글로벌 본사 차원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언더아머 글로벌 본사는 이미 201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크게 꺾였으며, 올해는 1분기 7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주가가 반토막나는 등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패트릭 프리스크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사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안팎으로 아쉬움이 남는 언더아머가 국내 직접 진출 5년차인 올해 어떤 실적을 거두게 될지, 야심차게 밝혔던 포부를 실현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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