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와 BMW의 수입차업계 1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는 벤츠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BMW가 6월 추격의 불씨를 살려 격차를 줄였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해 상반기 수입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규모가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독일 3사가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BMW가 메르세데스-벤츠를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아우디는 3위 사수를 위해 힘을 쓰고 있다.

◇ BMW, 시작은 빨랐지만 벤츠 2분기 스퍼트… 베스트셀링 모델, BMW 압도적

올해 수입차 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는 벤츠와 BMW의 1위 경쟁이다. 시작은 BMW가 빨랐다. 지난 1월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 실적은 BMW가 벤츠보다 2,000대 이상 앞섰다.

그러나 2월부터 벤츠가 BMW의 판매대수를 조금씩 앞서나가기 시작하면서 3월, 누적 판매대수 기준 순위를 뒤집었다. 이후 5월까지 벤츠가 계속해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대수는 △벤츠 3만3,352대 △BMW 3만1,103대 등으로 약 2,250대 정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는 매월 벤츠가 격차를 벌려갔지만, 지난달 실적은 BMW가 6,449대, 벤츠가 5,845대를 기록하면서 누적 판매대수 차이가 다시 1,645대로 줄어들었다. 언제든 뒤엎을 수 있는 수치라는 점에서 벤츠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벤츠와 BMW가 전기차 시장에서도 격돌하고 있다. 사진은 BMW iX3(왼쪽) 및 벤츠 EQB. / BMW그룹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벤츠와 BMW가 전기차 시장에서도 격돌하고 있다. 사진은 BMW iX3(왼쪽) 및 벤츠 EQB(오른쪽). / 각 사

벤츠는 최근 국내 시장에 4번째 순수전기차(BEV) EQB 모델을 출시했다. 출시가격은 7,700만원이며, 배터리 완전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약 313㎞ 정도로 알려진다. 직접적으로 경쟁할 모델로는 BMW iX3로 거론된다. BMW iX3는 7,590만원이면서 국내 환경부 인증 최대 주행거리는 상온 기준 356.9㎞다.

내연기관에 이어 전기차에서도 벤츠와 BMW가 맞붙은 양상이다. 스펙만 놓고 본다면 BMW iX3가 벤츠 EQB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은 성능을 보인다. 성능에서는 BMW의 승리지만 ‘삼각별’의 감성이 전기차에서도 통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하반기에는 BMW가 신차를 다수 출시한다. 여기에는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의 전동화 모델인 BMW i7도 포함돼 있다. BMW그룹 코리아는 오는 14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개막을 알리는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 수입차 업계 중 홀로 참가해 BMW i7을 비롯해 올해 출시 예정인 차량을 다수 선보인다. 내연기관 모델인 BMW 7시리즈와 SUV X7 등도 포함돼 있는데, 플래그십 모델에서 벤츠 S-클래스나 EQS를 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또한 올해 상반기 벤츠의 실적을 견인한 모델은 E-클래스와 S-클래스 2종이며, 여기에 준대형 SUV GLE가 뒤를 받쳐주면서 베스트셀링 톱10에 3개 모델이 이름을 올렸다. 1∼6월 벤츠의 주요 모델 판매 대수는 각각 △E클래스 1만5,434대 △S클래스 7,455대 △GLE 3,283대 등으로, 3개 모델 합이 2만6,172대다. 벤츠 전체 판매대수의 약 66.77%가 3대에 집중된 모습이다.

반면 BMW는 다수의 모델이 고루 판매된 점이 인상적이다. BMW 차량 중 수입차 베스트셀링 톱10에 오른 모델은 △5시리즈 1만277대(2위) △3시리즈 3,563대(4위) △X5 3,455대(5위) △X3 3,165대(8위) △X7 2,572대(9위) △X6 2,370대(10위) 등 6개 모델이 포함됐다.

이러한 실적에서 알 수 있는 점으로는 벤츠는 E클래스가 브랜드를 먹여 살리고 있는 모습으로, 그 외에 다른 세그먼트에서는 BMW에게 밀리는 점이다. BMW가 신형 7시리즈로 벤츠 S클래스를 잡을 수 있다면,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 아우디 A3 40 TFSI 모델이 이번달 말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 아우디 코리아
뉴 아우디 A3 40 TFSI 모델이 이번달 말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 아우디 코리아

◇ 아우디, 볼보와 격차 벌려… 올해 1만대 클럽 ‘아우디·폭스바겐·볼보·미니’

수입차 업계 3위 쟁탈전도 잠시 불이 붙었지만, 아우디가 볼보와 격차를 벌리는데 성공했다.

지난 3월과 4월, 볼보가 월간 판매량에서 연이어 아우디를 넘어서면서 수입차 업계 3위 자리를 탐냈다. 지난 4월말 기준 볼보와 아우디의 격차는 20대까지 좁혀졌다. 지난해 판매대수 기준 폭스바겐을 넘어서 업계 4위를 꿰찬 데 이어 올해는 3인자 아우디까지 위협한 모습인데, 지난 5월과 6월 판매 실적에서 아우디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3위 자리를 목전에서 놓쳤다.

볼보의 월간 판매 실적은 △1월 1,004대 △2월 1,047대 △3월 1,309대 △4월 1,332대 △5월 1,015대 △6월 1,306대 등으로 꾸준한 편이다. 아우디도 1∼4월 판매량은 볼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5월과 6월 각각 1,865대, 1,903대를 판매하면서 상반기 누적 판매 8,470대를 기록해 4위 볼보와 격차를 벌렸다.

아우디를 살린 중심에는 A6가 있었다. 아우디 A6는 지난 1∼4월 누적 판매대수가 1,543대를 기록했다. 베스트셀링 톱10에 이름을 올린 정도지만, 월 400대 수준의 실적은 아쉬움이 남는 수치다. 이후 5월과 6월 아우디 A6는 판매량이 각각 840대, 790대를 기록해 단 두 달 만에 지난 1∼4월 판매대수를 넘어섰다.

여기에 지난달 초에는 준중형 SUV Q3도 국내 시장에 재출시를 알렸으며, 이번달 말에는 준중형 세단 A3의 2세대 모델을 추가로 도입해 가성비를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들을 공략할 방침이다. 여기에 전기차 모델 Q4 e-트론도 조만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그간 고성능 전기차 모델은 다수 출시했지만, 대중적인 전기차가 없어 아쉬운 상황이었다. 이번 아우디 Q4 e-트론이 아우디의 실적을 개선하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올해 수입차 업계는 전반적으로 판매가 부진하다. 상반기 기준 수입차 누적 판매대수는 13만1,0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 올해 연말 기준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수입차 브랜드로는 이미 3만대를 넘어선 벤츠와 BMW 외에 △아우디 △볼보 △폭스바겐 △미니 등 4개 브랜드 정도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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