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는 11번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는 11번가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에 성과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  IPO 주관사 선정 놓고 장고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2023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코리아 등에서 5,0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5년 내에 기업공개(IPO)를 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내년 안에는 상장이 완료돼야 하는 상황이다. 

11번가는 지난 4월부터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며 IPO 사전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11번가는 4월 국내외 증권사 10여 곳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뒤, 지난 5월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리젠테이션(PT) 절차를 진행했다. 

다만 아직까지 주관사 선정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11번가가 최근 시장 환경 변화를 감안해 주관사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침체 여파로 공모주 시장은 올해 상반기부터 불안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 기조 속에서 청약 흥행 실패로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곳도 속출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상장을 추진하던 이커머스 기업들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확실한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11번가도 이런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조심스럽게 상장 준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상장 목표엔 변동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달라진 공모 시장 환경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 내년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그 과정에서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려다보니 주관사 선정 등의 절차가 조금 늦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표하고 있는 상장 시점이 내년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과 내년도 전망을 꼼꼼하게 살펴본 뒤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상장 앞두고 기업가치 끌어올리기 ‘잰걸음’

11번가는 내년 상장 목표까지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기업가치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에선 11번가의 기업 가치를 4~5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등에 있어서 확고한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11번가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4위 사업자이지만, 상위 업체와는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020년 거래액 기준으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17%) △SSG(15%) △쿠팡(13%) △11번가(6%) 순으로 집계된다.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SSG·쿠팡 3강 체제가 갈수록 굳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번가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면서 수익성까지 악화돼 시장의 우려를 샀던 바 있다. 

11번가는 올해 하형일 대표이사 체제를 새롭게 맞아 기업가치 확대와 IPO 전략을 다잡고 있다. 하 대표는 11번가의 성장을 위한 비전으로 △국내 해외직구 시장을 선도하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경쟁력 강화 △빠른 배송과 선별된 상품으로 고객의 구매경험을 제고하는 직매입 사업 확대 △우주패스를 연결고리로 한 SK텔레콤-아마존-11번가의 시너지 및 충성고객 확보 △오픈마켓 영역의 탄탄한 경쟁력을 토대로 차별화 서비스 제공 등을 제시한 바 있다. 

11번가는 최근 빠른 배송과 연계한 직매입 비중을 확대하며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엔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인 ‘슈팅배송’ 탭을 신설했다.

11번가는 누적된 고객 구매데이터를 분석해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선정하고, 이를 직매입으로 확보했다. 올해 새롭게 확보한 인천·대전 지역 물류센터와 함께 판매자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식(벤더 플렉스, Vendor Flex)을 통해 슈팅배송 가능 상품과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11번가가 과연 내년 상장 목표 시점까지 차별화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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