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벤틀리모터스(이하 벤틀리)가 한국 시장에서 2020년부터 꾸준하게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벤틀리의 한국 시장 성적은 상당히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벤틀리의 올해 상반기 한국 시장 판매 실적은 343대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판매대수인 208대 대비 64.9% 증가한 수치다. 벤틀리는 차량 가격이 3억원 이상에 달하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임에도 최근 국내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연이어 기록 중이다.

올해 상반기 벤틀리의 한국 시장 판매대수 증감율은 지난해 상반기(49.6%↑)보다 15.3%p 높은 수치다. 상반기 성장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연말 벤틀리 브랜드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 성적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벤틀리의 국내 시장 연간 판매대수는 506대로, 한국 시장 진출 이래 역대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아직 벤틀리의 글로벌 시장 상반기 판매 실적 자료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1분기 글로벌 판매실적은 지역별로 △미주 832대(-9%) △중국·홍콩·마카오 761대(-29%) △유럽 706대(+38%) △아태지역 369대(+19%) △영국 368대(+30%) △중동지역 167대(-38%) 등을 기록해 전년 대비 5% 감소한 3,203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판매대수는 줄어들었지만 이 가운데에도 유럽과 영국, 그리고 아시아태평양지역(아태지역)의 판매는 증가했는데, 아태지역 판매 상승분은 한국 시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벤틀리의 1분기 아태지역 실적은 전년 동기(310대) 대비 59대가 증가한 판매고를 달성했는데, 한국 시장에서만 122대가 판매됐다. 1분기 벤틀리의 한국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55대) 대비 2배 이상(121.8%, 67대) 늘어나 아태지역 전체 판매대수의 39.3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연간 판매대수 506대를 기록해 아태지역 실적(1,651대)의 30.65%를 차지했던 것보다 8.7%p 증가한 것이다.

사실상 아태지역에 속한 타 국가들의 판매대수는 보합세나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아태지역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분기(4~6월) 국내 시장 판매 성적은 1분기(1~3월)보다 높은 판매고를 올린 만큼 아태지역에서 한국 시장의 입지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장은 벤틀리 외에도 롤스로이스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등 럭셔리 자동차의 수요가 상당하다. 올해 상반기 롤스로이스는 119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는 1,002대가 판매됐다.

수입차 업계에서도 초고가 럭셔리카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꾸준한 수요에 주목하고 있으며, 벤틀리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벤틀리에게 있어 한국 시장은 미국·중국·영국·독일·일본에 이은 글로벌 판매대수 6위를 달성한 중요한 시장으로 거론된다. 한국 시장이 아태지역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벤틀리는 앞으로 10년간 25억 파운드(약 3조9,800억원)를 투자해 ‘비욘드(Beyond) 100 가속화’ 전략 일환인 ‘파이브 인 파이브’를 실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6년부터는 순수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전동화 모델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배터리 전기차(BEV)만으로 5종의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후 2030년부터는 전 모델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한다.

한편, 현재 국내에 벤틀리 전시장은 서울에 2곳, 부산과 대구에 각 1곳이 있으며, 서비스센터는 서울과 부산에 각 1곳씩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