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쉬가드로 유명한 배럴이 더네이쳐홀딩스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배럴
래쉬가드로 유명한 배럴이 더네이쳐홀딩스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배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래쉬가드로 유명한 스포츠의류업체 배럴이 새 주인을 맞아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진 배럴이 더네이쳐홀딩스의 품에서 재도약의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세 번째 주인’ 더네이쳐홀딩스 맞은 배럴… 실적 회복 본격화할까

배럴은 지난 15일, 최대주주가 기존 젠앤벤처스에서 더네이쳐홀딩스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대표이사도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이사로 교체됐고, 본사 역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용산구 원효로3가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완전히 새로운 출발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배럴의 매각 추진은 지난 5월 처음 공식 발표된 바 있다. 더네이쳐홀딩스가 배럴의 최대주주인 젠앤벤처스의 지분 223만여주와 주식콜옵션 76만여주를 총 430억원에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더네이쳐홀딩스는 메리츠현대투자파트너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보유 중인 76만여주의 주식 및 콜옵션행사에도 208억원 가량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더네이쳐홀딩스가 확보하게 될 배럴 지분은 47.7%였다.

이후 매각 작업은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됐으며, 당초 제시했던 거래 완료 예정일을 넘기지 않고 마무리됐다. 

배럴은 창업자인 서종환 전 대표가 2010년 설립한 엑스엑스엘을 전신으로 두고 있다. 2013년엔 유상증자를 통해 인터파크 공동창업자이자 벤처투자가인 이상훈 전 대표의 젠앤벤처스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았다. 이후 두 사람은 동업관계를 이어갔으며, 2014년 론칭한 배럴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2017년 상호를 배럴로 변경했다. 2018년 2월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배럴의 세 번째 주인이 된 더네이쳐홀딩스는 2004년 소형전자기기 및 차량용 전자제품 악세서리 수입·판매 업체로 설립됐고, 2010년부터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에 진출했다. 2013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가 성공을 거두면서 지프, NFL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으며, 2020년 7월 코스닥시장에 데뷔했다. 지난해에는 골프 관련 업체인 테일러메이드와 볼빅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바 있다.

배럴은 뚜렷했던 성장세가 확 꺾인 상태다. 2015년 157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이 △2016년 242억원 △2017년 352억원 △2018년 500억원 △2019년 599억원으로 증가했으나 2020년과 지난해엔 각각 266억원, 21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최근 2년 연속 70억원대 영업손실과 6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실적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풀이된다. 배럴은 실적에서 래쉬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코로나19 사태로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같은 시설의 이용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더네이쳐홀딩스는 △2019년 2,376억원 △2020년 2,932억원 △2021년 3,703억원의 연간 매출액과 △2019년 406억원, 169억원 △2020년 544억원, 383억원 △2021년 688억원, 583억원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유사한 업종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더네이쳐홀딩스를 새 주인으로 맞은 만큼, 배럴 또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다시 성장궤도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때마침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일상이 크게 회복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최근 들어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배럴을 품은 박영준 대표는 배럴을 통해 애슬레저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다. 그는 “여름 시즌 최강자인 배럴을 통해 엔데믹 이후 더 액티브해지고 있는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수요를 충족하고 동절기 및 하절기 포트폴리오의 균형 있는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배럴을 세계적 애슬레저 브랜드로 성장시키면서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출발에 나선 배럴이 위기를 털어내고 성장궤도를 되찾을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