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OLED와 관련한 응용기술들 중 ‘투명OLED’에 업계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투명OLED시장은 2027년 48억달러 규모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제 LCD(액정디스플레이)의 시대가 저물고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OLED는 기존 LCD보다 뛰어난 전력효율과 명암비를 기반으로 초고화질의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OLED와 관련한 다양한 응용기술들 중 ‘투명OLED’에 업계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 “자동차부터 사이지니까지”… 활용도 높은 투명OLED, 2027년 48억달러 규모

이처럼 투명OLED패널에 대한 디스플레이 업계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투명OLED가 자동차와 디지털 사이지니(특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시각적 구조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투명 LCD의 경우 빛이 백라이트와 편광판, 컬러필터 등을 거치면서 투과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투명 OLED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 하나하나가 자체적으로 빛을 내기 때문에 투과율이 40%대에 달해 다양한 제품으로의 디자인이 가능하다.

투명OLED에 대한 시장 가능성도 매우 밝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지난해 9억870만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연평균 성장률(CAGR) 32.14%를 보이며 오는 2027년 48억3,815만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투명OLED패널의 시장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쳐지는 분야는 ‘자동차’ 부문이다. 투명OLED패널이 자동차의 앞 유리에 적용될 경우, 운전자의 시야에 실시간으로 내비게이션과 도로 상황 정보 등을 전송할 수 있다./ Gettyimagesbank 

특히 투명OLED패널의 시장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쳐지는 분야는 ‘자동차’ 부문이다. 투명OLED패널이 자동차의 앞 유리에 적용될 경우, 운전자의 시야에 실시간으로 내비게이션과 도로 상황 정보 등을 전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운전자는 자동차 앞 유리 OLED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큰 화면으로 즐길 수도 있게 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몰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물 인터넷(IoT) 사용의 증가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작동되는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며 “운전 중 휴대전화를 확인하거나 지도 등을 확인하는 경향이 있어 투명 디스플레이의 필요성이 커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덕분에 혁신적인 자동차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가능해졌다”며 “얇은 플라스틱 기판에 제작된 투명OLED패널은 차량 앞 유리에 통합돼 무게를 추가하지 않고도 운전자 친화적인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 역시 “자동차, 항공 우주 및 군수 산업,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의료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명OLED의 사용증가는 시장에 대한 주요 수요를 창출한다”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HMD 채택이 증가함에 따라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이 향후 몇 년 동안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명OLED시장에서 단연 앞서가고 있는 기업은 우리나라의 LG디스플레이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가 지난 6월 OIF 2022에서 선보인 회의실용 투명 OLED 솔루션 ‘E 크리스탈’,/ 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투명OLED시장… 가격 경쟁력 확보는 ‘과제’

이처럼 투명OLED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짐에 따라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계간의 기술력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리서치앤마켓은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 대부분의 경우 LG전자, 삼성그룹, 플래너시스템즈, 파나소닉 등 주요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중 글로벌 투명OLED시장에서 단연 앞서가고 있는 기업은 우리나라의 LG디스플레이다. 전 세계 OLED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투명OLED시장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대형 투명 OLED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LG디스플레이가 양산 중이다. 

투명OLED가 실생활에 적용된 사례들도 대부분 LG디스플레이의 제품이다. 지난 2020년에는 중국의 베이징과 심천 지하철에 객실 윈도우용으로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를 공급했다. 지하철 객실에 투명OLED가 적용된 세계 최초 사례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1월 개최된 CES2022에서 공개한 회의실 전용 투명OLED의 구현 모습./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디지털 아트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한  투명 OLED NFT 작품  ‘인류의 중요한 기억’.  최근 경매에서 620만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또한 올해 5월에는 투명 OLED로 구현한 첫 NFT 작품이 최근 경매에서 620만달러에 낙찰되며 디지털 아트에서의 응용 가능성도 증명했다. ‘인류의 중요한 기억’으로 명명된 이 작품은 LG디스플레이가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Refik Anadol)’과 협업하여 민간 우주비행 프로젝트 ‘인스퍼레이션4(Inspiration4)’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재해석해 만든 첫번째 투명 OLED NFT 작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명OLED시장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의 장애물을 넘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제작되는 투명OLED의 경우 기존 투명LCD패널에 비해 생산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것이다.

마켓앤마켓은 “투명OLED와 같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들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최종 사용자들의 경우 가격이 하락하기를 기다리게 되는데, 이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런 새로운 혁신 기술의 채택에는 높은 초기 제조 비용이 수반돼 생산 장치 비용이 증가하고 향후 몇 년 동안 시장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명 디스플레이 패널의 평균 판매 가격의 변동은 기업들에게 큰 도전 과제”라며 “이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평균판매단가(ASP)가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