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민정수석실 폐지 공약에 따라 법무부가 산하에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했다. 즉각 민주당은 ′검찰 공화국′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군에 대한 국민천거가 19일 마무리된 가운데, 차기 총장 임명까지 시일이 오래 걸릴 가능성과 식물총장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진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군에 대한 국민천거가 19일 마무리됐다.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첫 회의를 소집하고 조만간 최종 후보군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후보가 선정되더라도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벽을 통과해야 하고, ‘식물총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 검찰총장 후보 국민천거 마무리

법무부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국민천거 일정을 마무리했다. 국민천거는 개인·법인 혹은 단체가 총장 제청대상자로 적합하다 여기는 사람을 비공개 서면으로 추천하는 절차다. 제청대상자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경력이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법무부는 천거된 이들로부터 검증 동의 의사를 확인한 후 검찰총장 추보추천위(추천위)에 명단을 넘기고, 이후 추천위가 소집된다. 추천위에서는 후보군의 적격 여부를 심사한 뒤 3배수 이상의 후보자를 추려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추천한다. 

한 장관이 이들 중 1인을 대통령에게 제청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제청된 후보자를 지명한다. 그리고 국회 청문회 절차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현재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후곤 서울고검장, 여환섭 법무연수원장,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 배성범 전 법무연수원장, 노정연 부산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등이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후보군은 이르면 내주에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청문회 일정을 고려하면 한 달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 최장기간 총장 공백·식물총장 우려

현재 검찰은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사임하고 이날 기준으로 74일째 수장 공백 상태다. 그리고 추천위 구성부터 임명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검찰총장의 공백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 때문에 총장 공백 상태가 역대 최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역대 최장 총장 공백기간은 박근혜 정부 때 임명까지 124일이 걸렸다.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추천위를 구성하고 후보를 추천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임명 내정 발표까지 시일이 걸렸다.

일단 검찰총장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과거 윤 대통령도 검찰총장 청문회에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맹공을 받았고, 결국 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그리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총장 후보자였던 윤 대통령을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이번에는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인데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강도 높은 검증도 예상된다.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 문재인 정부를 향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게다가 이 검증을 뚫고 총장에 임명돼도 실권 없는 ‘식물총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동훈 장관이 이미 세 차례 인사를 통해 검찰 간부까지 인선을 마쳐서다. 새 총장은 인사권 등 검찰을 장악할 권한은 없고, 전 정부 수사가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어 성과 압박이 큰 자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에서 “한 장관이 사실상 검찰총장 역할을 한다”, “검찰은 윤석열 정권의 하부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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