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추진 계획을 철회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추진 계획을 철회했다. 

HD현대는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IPO 계획을 철회한다고 21일 공시했다. 이에 대해 HD현대 측은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주식시장 상장추진을 위해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는 등 상장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했지만 최근 주식시장 등 제반 여건의 악화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 이뤄진 결정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달 29일 현대오일뱅크 주권 신규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상장 적격으로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현대오일뱅크는 세 번째 상장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과 2018년에도 상장 계획을 세웠다가 철회한 전력이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국제 유가 하락으로 업황이 악화되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2018년에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금융당국의 강화된 회계감리로 절차가 지연되면서 계획을 접었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업 가치가 최대 10조원으로 평가되는 대어급 기업이다. 지분 74.1%는 현대중공업지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이다. 2대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기업 아람코로 지분 17%를 갖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9년 아람코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시장에선 정유업계 호황 속에서 호실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엔 상장 절차를 완주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으나 결국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계획을 또 다시 접었다. 

이 같은 상장 철회 결정으로 공모시장 분위기는 더 냉각될 전망이다. 올해 공모시장은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계획 철회에 나서면서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최근 성일하이텍이 공모주 역사상 최대 수요예측 기록을 낸 데 이어 일반 공모 청약에서도 흥행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지만,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던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계획을 접으면서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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