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분야에만 150억 달러 투자 발표

27일 새벽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면담한 최태원 SK 회장이 미국에 220억 달러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뉴시스
27일 새벽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면담한 최태원 SK 회장이 미국에 220억 달러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향후 총 220억 달러(한화 약 29조원) 가량을 미국에 신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SK그룹은 반도체·전기차 배터리·친환경(그린) 에너지·바이오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현지시각 오후 2시경(한국시각 새벽 3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對)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그룹이 미국에 신규 투자하는 220억달러 중 150억달러(약 20조원)는 반도체 분야에 쓰인다.

구체적으로 SK그룹은 150억 달러를 현지 대학교와의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신규 설립 등 반도체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패키징 공정(Packaging)은 반도체 칩을 탑재할 전자기기에 적합한 형태로 만드는 공정이다. 패키징 공정 과정을 통해 반도체 칩을 외부와 전기적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칩을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형태로 만든다.

SK그룹은 이번 반도체 투자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 외에도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는 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SK그룹은 첨단 소형 원자로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와 유전자 치료제 등 바이오 분야에는 각각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씩 신규 투자를 실시한다.

앞서 지난 5월 중순경 장동현 SK㈜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와 소형 원자로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테라파워는 MS(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가 지난 2008년 설립한 회사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는 기존 대형 원자력발전소에 비해 발전 용량 및 크기를 줄인 500㎿급 이하 원전으로 여러 안전장치 없이 자연 순환 방식의 냉각이 가능해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SK그룹은 지난 2019년 8월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의약품 위탁생산(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설립하기도 했다.

SK팜테코는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아일랜드, 미국 앰팩(AMPAC) 등 3개사를 통합운영하며 유전자·세포 치료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그룹의 미국 투자 금액은 총 2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 회장이 발표한 2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 외에도 앞서 SK그룹은 미국 내 EV(전기차) 배터리 등 분야에 7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최 회장이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히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연달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이 2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가 단행할 경우 미국 내 일자리는 2025년까지 기존 4,000개에서 2만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이 역사적인 발표에 개인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에 최 회장은 “한미 양국은 21세기 세계 경제를 주도할 기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이번 양국 간 협력은 핵심 기술과 관련한 공급망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SK그룹은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으로 함께 번영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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