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75%p(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사진은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워싱턴DC 소재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는 모습./AP·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75%p(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은 27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5~1.75%에서 2.25~2.5% 상향 조정됐다. 연준은 결국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두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예고됐던 부분이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다음 회의에서 0.5%p 또는 0.75%p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9.1%까지 치솟은 만큼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로써 한미 금리 역전은 현실화됐다. 국내 기준금리는 2.25%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2.5%)보다 낮다. 한국은행은 이달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지만 결국 한미 금리 역전을 막지 못했다. 한미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만에 처음 역전됐다. 

한미 금리 역전이 현실화되면서 해외 자본유출의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이에 국내 정부도 발 빠르게 시장 동향 점검에 나서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의 금리인상 및 금리 역전에 따른 시장 영향 등을 점검하고 논의했다. 이날 회의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미국 연준의 결정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서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이 이번 FOMC 결과를 무리없이 소화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금리 역전으로 일각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출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며 “과거 세 차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기에 한-미간 정책금리는 모두 역전 현상이 있었지만, 미국 금리인상 기간 전체로 볼 때 오히려 국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순유입을 유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한미 금리 역전 자체보다는 국내 경제 펀더멘털과 글로벌 이벤트에 대한 적절한 대응 등이 자본유출입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봤다. 추 부총리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상시적으로 우리 경제 전반의 건전성을 점검·강화하고 글로벌 리스크 요인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역량을 확충하는 한편,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혁신 노력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경각심을 갖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 내 구축된 비상대응체계를 토대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시 부문별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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