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선민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펠로시 의장의 방한 당시 한국 측의 의전이 없었던 것에 대한 여당의 공세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회담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고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미 양국 국회의장은 4일 국회에서 약 1시간 10여분 가량 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북한·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했다”며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가는 엄중한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우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한미 동맹이 군사안보, 경제, 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면서, 포괄적인 글로벌 동맹으로의 발전을 의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가졌다”며 “그 결과 동맹 발전에 대한 양국 국민들의 기대를 담아 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 채택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실질 협력과 관련해서는 “미 의회가, 작년 말 ‘인프라법’에 이어서, 지난 달에는 ‘반도체 및 과학 지원법’을 통과시킨 점을 높이 평가하고,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미 의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며 “첨단 기술 및 공급망 협력을 인적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직 비자쿼터 입법화 방안, 그리고 한인 입양인 시민권 부여 법안, 김치의 날을 지정하는 김치 결의안 그리고 베트남전 참전 미주 한인에 대한 또 다른 법안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의회 대표단 순방에는 3가지 중요 목적이 있는데 안보, 경제, 거버넌스”라며 “미국과 한국은 3개 분야 모두를 굉장히 탄탄히 구축하고 있어 서로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시급한 상황에서 안보상의 위기로 시작된 관계가 따뜻한 우호 관계로 변했다”며 “한미 양국 의회 간 관계와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회담에는 국민의힘 권성동,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윤재옥 위원장과 의원들이 배석했으며, 국회 사랑채로 이동해 오찬을 하며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3일 밤 펠로시 의장의 방한 현장에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전혀 없었던 것이 알려지면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 여권에서 여당은 펠로시 의장의 의전 파트너는 국회인 만큼, 국회의장이 결례를 범했다는 공세가 있었다.

펠로시 측 관계자가 “펠로시 의장은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온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보도에 국회 관계자는 “불쾌했다는 것이 팩트인지 모르겠지만, 오늘 굉장히 분위기가 좋았고 김진표 의장님께 국회의 환대에 너무나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차례 했다”며 “오찬 때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자기가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여기라고 하면서 식사 맛있게 하고 감사하다고 하고 돌아가셨다. 펠로시 의장이 그 정도로 말했으면 불쾌했다는 보도는 불식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반박했다.

미 대사관 측에서 영접을 거절한 것이 맞냐는 질의에는 “당사자가 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예민한 상황에서 미국이 보안 측면에서 각별히 신경을 썼고, 그런 부분이 반영됐다. 갑자기 변동된 내용은 없고 미국에서 출발전부터 조율된 것으로 안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