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들이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후보.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들이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후보.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위한 순회 경선이 시작된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70%대를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순회경선은 지난 6일 1일 강원, 대구‧경북과 7일 2일 제주, 인천 지역에서 치러졌다. 개표 결과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74.15%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박용진 후보는 20.88%, 강훈식 후보는 4.98%를 기록했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를 각각 반영하기로 한만큼, 해당지역의 권리당원 투표만 반영된 개표 결과만으로 결과를 확신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 의원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것은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8명 중 4명의 ‘친명(친 이재명계)’ 후보들이 순위권에 들며 ‘이재명의 민주당’ 가능성에 박차를 가했다. 7일까지 누적 득표율은 ‘친명’ 정청래 후보가 28.4%로 1위, ‘비명(비 이재명계)’ 고민정 후보가 22.24%로 2위를 기록했고 3위부터 5위는 모두 ‘친명’인 박찬대(12.93%), 장경태(10.92%), 서영교(8.97%) 후보가 자리했다.

‘비명’이면서 ‘친낙(친 이낙연)’인 윤영찬 후보는 7.71%로 6위에 그쳤으며, 4.67%로 7위를 차지한 고영인 후보와 4.16%로 8위를 차지한 송갑석 후보는 모두 ‘비명계’로 분류된다.

이 같이 이 후보의 초반 독주와 함께 최고위원들마저 ‘친명’이 우세한 분위기를 보이자 이 의원과 친명계 후보들은 ‘러닝메이트’를 자처하며 현장 행보를 함께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서는 8일 대세론에 쐐기를 박았다. 한민수 이 후보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강원, 경북, 대구, 제주, 인천의 권리당원들께서도 그와 같은 기대를 담아 이재명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다”면서 “이재명 후보는 박용진 강훈식 두 분의 젊고 능력 있는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들과 함께 유능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이 후보는 “생각보다 많은 분이 지지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과분한 지지에 대해 감사드린다”면서도 “아직도 개표 중반이고 특히 권리당원 외에 우리 대의원 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이 후보의 고향인 대구‧경북 지역과 지역구인 인천이 포함된 만큼 초반에 이 후보에게 유리한 경선 순서였음을 의식한 듯 한 발언이다. 하지만 박용진 후보와 강훈식 후보는 압도적인 차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박 후보는 타개책으로 ‘친문(친 문재인계)’ 지지층 결집을 고려한 ‘이재명 때리기’ 전략과 단일화를 타개책으로 삼았다. 그는 8일 오전 사당화 방지 관련 기자회견으로 이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 권한 축소 방안을 발표하며 “당 대표가 임명하는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을 당 중앙위원회에서 인준하도록 바꾸겠다고 공약한 강병원 예비경선 후보의 공약을 흡수하겠다. 앞으로 민주당에서 ‘셀프 공천’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계양을 셀프공천’ 논란에 재차 불을 지폈다.

경선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뭔가 기폭제가 필요한데 그중 하나가 단일화다. 아직도 단일화와 관련된 기대를 접고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8일 오전에도 “단일화는 단순히 20%와 5%를 더하는 게 아니고, 표를 포기하고 싶어 하는 만큼 체념하는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이벤트이자 대이변을 만들어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박 후보보다 인지도가 더 낮은 강 후보는 ‘친명’과 ‘친문’을 모두 포용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과거 이 후보의 대선후보 시절 전략기획실장이었던만큼 ‘친명’으로 평가됨에도 8일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를 규탄하면서 친문계 표심도 공략했다.

아울러 강 후보는 단일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단일화를 통해 표를 몰아도 피괴력을 담보할 수도 없고 실질적인 명분도 없는 상황에서 ‘흡수’되는 것 보다 당선되지 못하더라도 완주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전략이다.

이미 경선 투표가 진행돼 사표가 발생한 상황이고, 1차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되는 이달 12일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질 만큼 빠른 논의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사실상 두 후보의 단일화는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두 후보의 단일화 외에 향후 당권 경쟁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른 것은 이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대장동 의혹, 그리고 성남FC 관련 수사 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씨와 관련된 수사는 9월 이전에 마무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8일 “공직선거법과 관련이 있어 9월이 되면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에 8월을 말한 것”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수사는 공소시효 등을 고려해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장동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 수사 결과가 이 후보에게 호재로 작용할지 악재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에게 불리한 수사 결과가 나왔을 때 민주당 내에서는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의 ‘표적수사’에 대한 ‘이재명 동정론’이 불어 이 후보 지지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가장 큰 이벤트는 호남이다. 권리당원 투표 정도로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면서도 “서울, 수도권, 호남에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반전시키려면 박 의원과 강 의원이 전략에 변화를 줘야 할 것이다. 이대로라면 단일화해도 30%를 넘기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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