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가입자수 2,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성장성 둔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어 경영진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뉴시스<br>
카카오뱅크가 가입자수 2,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성장성 둔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어 경영진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뱅크가 출범 5년 만에 가입자수 2,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더 자주 사용하는 모바일뱅킹이 되겠다’는 카카오뱅크의 경영 목표 달성은 순항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카카오뱅크의 표정은 마냥 밝지 못할 전망이다.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 ‘출범 5년’ 카카오뱅크, ‘성장성 둔화 우려’에 골머리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27일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하며 첫발을 뗐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후 빠르게 고객을 유치하며 외형을 불려왔다. 출범 당일 24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카카오뱅크는 △2018년 7월(27일 기준) 약 637만명 △2019년 7월 약 1,117만명 △2020년 7월 약 1,400만명 △2021년 7월 약 1,690만명 등으로 고객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출범 5년째를 맞은 올해는 고객수 2,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7월 31일 기준 고객수가 1,938만명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2022년 6월 월간활성이용자수 (MAU)는 역대 최다인 1,542만 명으로 (닐슨미디어 디지털 데이터 기준) 뱅킹앱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신과 여신 성장세도 눈에 뛰었다. 2017년 7월 31일 오후 1시 기준 3,440억원이던 수신액은 올해 7월 기준 약 33조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신 규모는 3,230억원에서 27조원까지 확대됐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성장 배경에 대해 “고객의 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재해석한 상품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후 △전월세보증금 대출 △26주적금△모임통장 △제휴사대출추천서비스 △중신용대출 △저금통 △오픈뱅킹 △min △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해왔다. 이 중 26주적금과 ‘모임통장’ 서비스 등의 고객들의 큰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출범 1년 반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호실적 행진을 이어왔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순이익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런데 이러한 성과에도 시장 반응은 어쩐지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특히 증권가에선 다소 냉담한 반응이 잇따랐다. 실적 성장세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세를 보이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이어졌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이자이익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플랫폼 수익이 둔화되는 가운데 충당금과 판관비 부담이 증가하며 이익증가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상승과 중신용자 비중 확대로 순이자마진이 전분기대비 7bp 상승하며 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8.3% 했으나 가계대출 수요부진 영향으로 대출성장률은 -0.1%로 부진했다”며 “신규 출시한 주담대 역시 2분기 중 약 1,500억원 증가에 그쳐 기대만큼 성장속도가 빠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손부담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2분기 연체율과 대손비용률은 각가 0.33%, 0.70%를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금리상승과 여신성장 부진, 중금리대출 취급비중 확대와 만기도래 임박 등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대손비용 상승압력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수수료수익이 정체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플랫폼수익 역시 연계대출 및 증권계좌 등의 활동성이 둔화되며 수익규모가 2021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216억원)을 기록했다”며 “지속적인 제휴사 확대와 mini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으나 비용증가 또한 병행되고 있어 수익기여도가 확대되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한화투자증권은 성장은 둔화되고 비용이 증가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35% 낮춘 3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경상적인 비용 수준이 우상향하는 가운데, 외형 및 플랫폼 취급고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2분기부터 본격 판매된 mortgage(모기지) 대출 성장이 부진하고 순마진율(NIM-CCR)이 하락하면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된다”며 “외형성장에 대한 가정 변동으로 중장기 ROE 기댓값이 하향된 데 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성 둔화 우려는 지난해부터 투자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올해까지 이러한 우려의 시선이 지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수개월째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까지 잇따르면서 주가 반등은 요원한 분위기다.

이에 따라 경영진의 어깨는 무거운 상황이다. 출범 5년을 맞이한 카카오뱅크는 시장의 우려를 딛고 지속적인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플랫폼 부문의 성장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 제고, 비용 관리 강화, 여신 리스크 관리 등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카카오뱅크가 시장의 엄중한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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