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에도 불구하고 상장 추진을 이어나간다. /쏘카
쏘카가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에도 불구하고 상장 추진을 이어나간다. /쏘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쏘카가 상장을 강행한다.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밴드 최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최종 확정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상장을 향한 의지를 꺾지 않은 모습이다.

쏘카는 9일 발행조건을 확정한 증권신고서를 공시했다. 이날 공시는 쏘카가 상장 추진을 끝까지 밀어붙일지, 아니면 끝내 철회할지가 결정될 공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과적으로 쏘카의 선택은 ‘고(GO)’다.

쏘카는 앞서도 상장을 향한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온 바 있다. 투자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상당수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했음에도 지난 6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이어 이달 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앞두고 실시된 기자간담회에서도 박재욱 쏘카 대표는 상장 추진 의지를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지난 4일~5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우려대로 결과가 처참했다. 쏘카가 이날 공시한 바에 따르면, 수요예측 경쟁률은 56.07%에 그쳤고 심지어 74.5%는 희망공모가 밴드 최하단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쏘카가 상장 추진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쏘카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않는 공모가를 감수하면서까지 상장 추진을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쏘카가 당초 제시했던 희망공모가 밴드는 3만4,000원~4만5,000원이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1조2,046억원~1조5,499억원, 공모규모는 1,547억원~2,047억원이었다. 하지만 최종 확정된 공모가는 2만8,000원으로 희망공모가 밴드 최하단보다 17.6% 낮다. 공모주식 수도 455만주에서 364만주로 줄였다. 시가총액은 1조원을 넘지 않는 9,000억원대이고, 공모규모도 1,019억원으로 당초 최대치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쏘카가 ‘유니콘 기업’을 상징하는 ‘기업가치 1조원’을 포기하면서까지 상장을 강행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박재욱 대표는 상장 여건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성장동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상장 강행은 이 같은 차원에서 강력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쏘카가 이처럼 상장 추진을 강행할 수 있는 배경엔 주주들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쏘카는 이번 상장에서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내놓는 구주매출이 없으며, 오히려 상장 이후 일정 기간 이상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상장을 통한 당장의 차익 실현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상장 추진을 지속하기로 결정한 쏘카는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간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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