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1 07:48
공정위, ‘두 집 살림’ 재벌총수 규제 추진… SM그룹 규제 가능성↑
공정위, ‘두 집 살림’ 재벌총수 규제 추진… SM그룹 규제 가능성↑
  • 김필주 기자
  • 승인 2022.08.11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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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친생자 존재 ‘사실혼 배우자’ 동일인 관련자에 포함
시민단체 “조건 없이 ‘사실혼 배우자’ 규제해야” vs 공정위 “친생자, 사실혼 관계 확인 근거”
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SM(삼라마이다스)그룹이 내년부터 우오현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김혜란 씨의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규제 대상에 속하는 재벌 총수의 친족에 ‘사실혼 배우자’를 추가하는 내용 등이 담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11일부터 내달 2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민단체 등은 이번 개정안이 공정성‧형평성에 어긋났다며 반발하고 있다. 재벌 총수의 친족에 포함하는 ‘사실혼 배우자’를 친생자가 있는 경우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공정위는 규제 확대를 위해 법률적 문제 등 여러 사항을 검토한 후 객관적으로 결정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동일인(총수)과 ‘사실혼 배우자’ 사이 법률상 친생자 관계(가족관계등록부상 자녀로 등재)인 자녀가 존재하면 ‘사실혼 배우자’는 동일인 관련자(친족, 계열회사·비영리법인 및 그 임원)에 포함된다.

그동안 동일인의 ‘사실혼 배우자’는 대기업 계열회사의 주요 주주 위치를 유지하면서 동일인이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보조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실혼 배우자’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돼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사각지대로 작용됐다.

◇ SM그룹, 공정위 ‘사실혼 배우자’ 규제 첫 대상 되나

재벌 총수 중 ‘사실혼 배우자’가 있는 사례는 롯데‧SK‧SM그룹 등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동일인으로 변경된 상태라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 씨는 동일인 관련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김희영 티앤씨(T&C) 재단 이사장이 이미 동일인 관련자에 속해 있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SM그룹은 우오현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김혜란 씨가 동일인 관련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김혜란 씨는 우오현 회장과의 사이에서 친생자가 존재한다.  

공정위는 롯데그룹과 SM그룹 사례가 ‘사실혼 배우자’의 동일인 관련자 포함에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경우 과거 서미경 씨가 최다 출자자로 다수의 회사를 지배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SM그룹은 김혜란 씨가 삼라, 삼라산업개발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으며 친생자 관계인 자녀도 계열사 경영에 참여한 점 등을 주목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혜란 씨는 동일인 관련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SM그룹은 관련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발표한다. 이에 앞서 각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계열사·친족·임원·주주 현황 등의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김혜란씨가 동일인 관련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SM그룹이 공정위의 사실혼 배우자 친족 포함 규제 첫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뉴시스

◇ 시민단체 “자녀 유무 상관없이 ‘사실혼 배우자’ 규제해야”
vs. 공정위 “자녀 존재가 사실혼 관계 확실히 규정”

이번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시민단체 등은 공정성‧형평성에 어긋났다며 탐탁지 않은 모양새다. 이에 반해 공정위는 최대한 객관적‧논리적 규제 근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개정안과 관련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는 “이미 현행법은 사실혼 관계를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법률에 준하는 보호를 받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자녀 유무에 상관 없이 ‘사실혼 배우자’는 당연히 동일인 관련자에 포함해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친생자가 있을 때에만 ‘사실혼 배우자’를 동일인 관련자로 인정한다면 ‘사실혼 배우자’가 자신의 친인척 자녀를 양자로 들이거나 혼외자라고 자녀를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하지 않는 경우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것인지 묻고 싶다”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는 공정성‧형평성에 어긋나고 법체계와도 맞지 않다”며 “경실련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의 문제점을 꼼꼼히 검토한 뒤 개선의견을 공정위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조만간 논평을 통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같은 의견에 공정위 측은 자녀 유무가 사실혼 관계를 확실히 규정하는 키포인트로 향후 규제 적용을 위해 필요한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된 연구용역에 참여한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혼 개념이 모호해 국가적으로 판단하기 매우 어려운 사안”이라면서 “이번 개정안은 ‘사실혼 배우자’를 통한 재벌총수들의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등 위법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자녀 유무 등 형평성 논란에 대해선 “‘사실혼 배우자’의 친생자 존재 여부를 기준으로 한 것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친생자를 통해 생부‧생부가 정해지는데 이는 사실혼 관계를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규정하는데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 기업집단국 관계자는 “사실혼 관계에 따른 배우자를 판단하는 것은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며 “이 때문에 단순 ‘사실혼 배우자’만 동일인 관련자로 규정하면 추후 공정위가 규제에 나설 때 대기업들과 의견 충돌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친생자가 있다면 사실혼 관계를 파악하는데 보다 명확해진다”며 “아울러 동일인과 ‘사실혼 배우자’ 사이 친생자는 재벌들의 사익편취 및 일감몰아주기 유인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사실혼 배우자’가 양자를 입양하는 사례는 아직 규제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현재는 우선 친생자 기준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입법예고 기간 동안 다양한 의견을 접수 받은 후 타당성 여부 등을 검토해 반영토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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