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비대위원 참여 여부가 논란이다. 비대위 전환에 책임이 있는 만큼 권 원내대표 역시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이 새어 나오면서다. 당장 당권주자들은 권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을 앞둔 가운데, 당내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비대위원 참여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당 비대위 전환 과정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권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인데,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2일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16일경 비대위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원래 오늘(12일)쯤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며 ″휴일을 넘기고 16일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 구성에 대해 ″대략적인 ‘얼개’를 잡았다″는 게 주 위원장의 설명이다. 비대위는 주 위원장을 포함해 총 9명 정도로 구성될 전망이며 당의 혁신과 변화라는 컨셉에 걸맞은 인사들을 중용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인사를 2~3명 정도 포함하고 당내에선 ‘계파 시비에서 자유로운’ 인사들을 참여시킬 예정이다. 권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당연직’으로 비대위원에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당내에선 권 원내대표의 비대위 합류를 둘러싸고 말이 새어 나온다. 사실상 당 비대위 전환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권 원내대표가 당의 ‘변화’를 도모하겠다는 비대위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문이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지금까지 있었던 총체적인 상황을 어쨌든 원내대표가 피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이러한 ‘불만’은 그간 권 원내대표의 행보와 연관돼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합의 번복을 시작으로 금이 간 신뢰는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까지 이어지며 증폭됐다. 권 원내대표가 해당 인사를 추천한 것이라는 점도 문제였지만,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촌놈’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게 화근이 됐다. 

이러한 논란 위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를 유출한 것은 비대위 전환에 결정적인 ‘트리거’가 됐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 대표’라고 표현한 것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불편한 관계를 증명하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를 기점으로 당내 갈등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궁극적으로 당이 ‘비상’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 ‘재신임 절차’ 요구도

사실상 권 원내대표의 참여가 ‘윤핵관 2선 후퇴론’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논란의 지점이다. 홍문표 의원은 이날 앞선 라디오에서 “제가 지난번 방송에서도 윤핵관은 누구를 막론하고 일선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서라 주문을 했는데 지금 돌이켜 봐도 그 얘기는 잘한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다 보니 당내에선 권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도 심심찮게 새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최고위원회가 전부 다 사퇴 결의를 한 상황에서 최고위의 구성원이자 원내대표가 안 나간다는 건 좀 그렇다”며 “책임지는 위치에 있던 분이니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지 않나”라고 말했다.

‘재신임’ 여부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더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의원총회에서 한 번 더 재신임을 묻는 것이 확고한 리더십을 제대로 정립하는 데 더 좋은 방법이 아니겠나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지난 10일 한 라디오에서 “그런 절차를 한 번 거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힘을 모았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 불참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 배제 가능성에 대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권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0일 한 라디오에서 “권 원내대표에 대해서 앞으로 좀 더 일할 수 있도록 좀 더 도와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중지들이 많이 모아져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 구성에 책임이 있는 주 위원장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규정에는 당연직이라는 규정은 없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진 적은 없다”면서도 “원내대표직을 가진 한 원내와 소통도 필요하고 의원들을 대표할 사람이 당연히 있어야 되기 때문에 당연직에 가까운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의원총회 등을 통해 ‘재신임 여부’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의총이 열리면 의원들의 의견이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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