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예스24그룹 오너일가 2세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엠케이가 2분기에도 적자 실적을 면치 못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한세예스24그룹 오너일가 2세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엠케이가 2분기에도 적자 실적을 면치 못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세예스24그룹의 패션부문 계열사인 한세엠케이가 한세드림 흡수합병 전 마지막 실적에서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이란 중책을 짊어지고 수장 자리에 앉았던 오너일가 3세 막내 김지원 대표가 끝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 모습이다.

◇ 합병 전 마지막까지 적자… 실적 개선 숙제 끝내 못 풀어

지난 16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세엠케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487억원의 매출액과 17억원의 영업손실, 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이 소폭 증가한 가운데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영업손실이 이어졌고, 당기순손실은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7.5% 감소했고, 영업손익 및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이처럼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가면서 한세엠케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968억원, 영업손실 46억원, 당기순손실 63억원의 누적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액은 6% 줄어든 반면, 영업손실은 794.3%, 316.4% 폭증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세엠케이 측은 “2분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국 봉쇄의 영향이 컸다”며 “국내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 및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으나 중국에서 정상적인 영업이 되지 않으면서 매출에 영향이 있었고 비용 부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은 한세엠케이가 한세드림을 흡수합병하기 전 마지막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세엠케이는 지난달 1일을 기해 그룹 내 또 다른 패션부문 계열사이자 비상장사였던 한세드림을 흡수합병한 바 있다.

이로써 2019년 12월 한세엠케이 대표이사로 내정돼 2020년 1월 공식 취임한 오너일가 2세 막내 김지원 대표는 새로운 출발에 나서기 전 마지막까지 ‘적자 잔혹사’를 끝내 벗어나지 못하게 된 모습이다.

김지원 대표가 취임할 당시 한세엠케이는 실적 부진에 빠져있었으며, 특히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 김지원 대표를 위한 ‘빅 배스’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2019년엔 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까지 한 한세엠케이였다.

이후 김지원 대표의 최대 당면과제는 역시 흑자전환을 비롯한 실적 개선이었다. 하지만 취임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한세엠케이는 큰 타격을 면치 못했다. 이로 인해 2018년까지만 해도 3,200억원대였던 연간 매출액은 2020년 2,202억원, 2021년 2,076억원까지 떨어졌고 각각 188억원,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말았다.

결국 한세엠케이는 실적 개선 및 재도약을 위해 지난 4월 한세드림의 흡수합병을 추진하고 나섰다. 한세드림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만큼, 합병을 통해 효율성을 증대시켜 수익구조를 안정적으로 다지는 등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판단이었다. 특히 해당 합병은 한편으론 부채 부담이 커지는 측면이 존재하지만, 한세드림이 흑자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 중인만큼 한세엠케이의 최대 당면과제인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다만, 합병 전 마지막 실적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김지원 대표는 한세엠케이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며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더욱이 한세엠케이는 앞서 적자규모 감소 및 흑자전환을 예상하는 자체 실적 전망을 거듭 내놓은 바 있어 김지원 대표의 체면이 더욱 구겨지게 됐다.

한세엠케이는 2020년 10월 내놓은 실적 전망에서 당해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이듬해 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당해 7억원, 이듬해 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세엠케이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188억원,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김지원 대표는 한세드림 합병으로 새로운 출발에 나선 이후에도 고민이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합병 이후 흑자전환 등 실적 개선에 성공하더라도 흑자 계열사를 동원해 만든 결과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물론 김지원 대표는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 대표를 겸하고 있었다. 다만, 한세엠케이는 부친인 김동녕 회장과 함께 오너경영체제를 형성한 반면 한세드림은 이전부터 회사를 이끌어오던 전문경영인 임동환 대표와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했다. 임동환 대표는 합병 이후에도 기존의 한세드림 사업부문을 담당 중이다.

합병 이후 재도약하는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 역시 김지원 대표의 숙제다. 한세엠케이는 한세드림 흡수합병과 함께 기존에 운영 중이던 TBJ, 앤듀 브랜드를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효율성 증대 등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는 것 뿐 아니라,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재정비 및 경쟁력 강화 또한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합병 이후 실적 전망은 별도의 공시 사항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다만, 옛 한세드림의 아동복 부문은 매년 2,000억원대 매출을 견실하고 기록해왔던 만큼 올해도 좋은 실적을 거둘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 및 유통 차원에서 한세엠케이의 기존 자원 및 다양한 시스템과 노하우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한층 업그레이드된 사업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합병과 함께 한세엠케이의 오리지널 캐주얼 브랜드 및 라이선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더욱 경쟁력 있게 재정립한 만큼, 보다 꾸준한 운영을 통해 성장세를 이뤄나가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존의 한세엠케이에선 끝내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한 김지원 대표가 합병 이후 자존심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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