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스타우드와 결별 후 독자 운영… 홀로서기 성공적
올 상반기 매출 규모 2016년 수준 회복, 코로나 영향으로 적자는 지속

워커힐 호텔&리조트가 6년 연속 국가브랜드대상 호텔·리조트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 워커힐 호텔&리조트
워커힐 호텔&리조트가 6년 연속 국가브랜드대상 호텔·리조트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 워커힐 호텔&리조트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이하 워커힐)의 호텔 부문 매출이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서도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어 전망이 밝아 보인다.

워커힐은 지난 2017년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과 ‘W 서울 워커힐’에서 쉐라톤 및 W 브랜드 계약을 해지하면서 스타우드(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와 결별을 선언했다. 워커힐의 이러한 행보는 54년간 쌓은 호텔 운영 및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로컬 브랜드 호텔로 독자 운영을 하기 위함이었다.

워커힐의 홀로서기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워커힐이 스타우드와 결별하기 직전 3년의 호텔 부문 매출은 △2014년 1,609억원 △2015년 1,527억원 △2016년 1,578억원 등을 기록했다. 스타우드와 계약을 해지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은 각각 1,346억원, 1,580억원, 1,638억원 등을 달성했다. 사실상 글로벌 호텔 체인에 기대지 않더라도 워커힐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2017년에는 스타우드 브랜드 계약 해지로 호텔 리노베이션을 진행하는 과정에 지출이 발생해 SK네트웍스 워커힐 사업부문에서 7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2018년에는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 리뉴얼 오픈 등으로 영업이익이 1억원 미만에 머물렀다. 이렇게 2년의 재도약 준비 기간을 거친 워커힐은 2019년 33억원 흑자 실적을 달성했다.

성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었으나 2019년 말∼2020년 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호텔·여행업계가 힘겨운 상황에 빠졌다. 이로 인해 여행객이 급감했고 자연스레 워커힐의 매출도 줄어들었다. 이 기간 워커힐의 실적은 △2020년 총 매출 1,968억원, 호텔부문 매출 1,001억원, 영업손실 438억원 △2021년 총 매출 1,657억원, 호텔부문 매출 1,216억원, 영업손실 302억원 등 수준으로 추락했다.

2년 연속 워커힐의 매출 규모는 큰 폭으로 줄었지만, 호텔 부문의 매출은 1년 만에 다시 회복세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워커힐의 실적은 총 매출 1,005억원, 호텔부문 742억원, 영업손실 33억원 등으로, 지난 2016년 상반기 수준(총 매출 1,048억원)까지 회복했다. 호텔 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2018년 상반기 실적(734억원)과 견줄 정도로 개선됐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도 지난 2년 동안은 400억원대, 300억원대를 기록한 것과 달리 33억원 수준으로 적자 폭이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해 10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 중이긴 하지만, 흑자전환 가능성이 보이는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워커힐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모회사인 SK네트웍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성장세도 지속됐다. SK네트웍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 4조6,444억원 △영업이익 810억원 등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00억원 이상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5배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규모는 워커힐의 적자 폭이 줄어든 수준(약 270억원)과 비슷하다.

업계에서도 워커힐의 적자 폭 축소가 SK네트웍스의 호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5월 SK네트웍스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부문의 견조한 이익 흐름이 확인되는 가운데 리오프닝 국면에서 워커힐 적자 폭 축소 흐름도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워커힐은 거리두기 해제로 수요가 회복되며 적자 폭이 크게 감소했고 영업실적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워커힐은 최근 가정간편식(HMR)을 포함한 밀키트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호텔식 프리미엄 밀키트를 출시하면서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워커힐이 선보인 HMR은 호텔 요리를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6월에는 워커힐 셰프 군단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워커힐 고메 프리미엄 밀키트’를 출시했으며, 지난달에는 복날을 앞두고 HMR 보양식 ‘워커힐 전복 삼계탕’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최근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인천국제공항 등에 마련된 캡슐호텔 ‘다락휴’ 이용객이 늘어난 점도 실적 개선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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