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의 역사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언론학자 채백 교수가 신간 ‘민족지의 신화(사진)’를 내놨다. / 컬처룩
한국 언론의 역사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언론학자 채백 교수가 신간 ‘민족지의 신화(사진)’를 내놨다. / 컬처룩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한국 언론의 역사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언론학자 채백 교수(부산대학교 명예교수)가 신간 ‘민족지의 신화’를 내놨다. 이 책은 창간 100주년이 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역사를 비롯해, 광복 이후에 두 신문의 역사에 대한 논의가 전개돼 온 과정을 분석한다.

책은 일제 강점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역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묻는다. 그리고 이 문제를 ‘신화’라는 개념으로 파헤친다.

저자에 따르면 ‘민족지 신화’는 일제 강점기에 존재했던 두 신문의 과거사를 ‘민족지’라는 개념으로 평가하는 인식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일제 강점기의 두 신문이 식민 지배의 가혹한 탄압에 저항하며 민족의 이익을 대변하며 투쟁한 역사라고 평가하는 인식이다. 스스로를 민족 대표 신문으로 명명해 온 역사는 1970년대 이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오늘날 두 신문은 더 이상 민족지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저자는 책을 통해 “꺼져 가는 신화를 부여잡기보다는 이제라도 넘어서야 한다”면서 “소수의 매스 미디어에 의해 정보가 집중 관리되며 여론을 좌지우지하던 과거에는 신화의 창조와 확산이 가능했다. ‘신문에 났다’라는 말이 그것이 곧 팩트요 진실임을 의미하던 시대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무한대의 온라인 공간에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에는 불가능하다. 이런 시대에 과거와 같은 방식의 신화적 인식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제 강점기 민간지의 역사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역사적 평가의 변천 과정은 거의 연구되지 못했다”며 “친일 청산 문제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오늘날, 민족지 신화가 생성되고 굴절되는 과정을 분석하는 이 책은 이론적 및 실천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고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저자 채백은 서울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근무하다 2022년 8월 정년 퇴직했으며, 현재 동 학과의 명예교수이다. 주요 저서로는 ‘조선 시대 백성들의 커뮤니케이션’, ‘한국의 공동체와 미디어’(공저), ‘한국 언론사’, ‘부산 언론사 연구’, ‘한국 신문의 사회문화사’(공저), ‘사라진 일장기의 진실’, ‘독립신문 연구’, ‘한국 언론 수용자 운동사’, ‘출판학’, ‘미국의언론 개혁’, ‘세계 언론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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