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입국자 격리 폐지에도 해외여행 수요 회복 느려
올 여름 국제선 여객, 코로나 전 3분의 1 수준
LCC 업계, 여객 확보 위해 ‘떨이’급 항공권 프로모션 경쟁

몽골, 싱가포르 등 신규 노선을 향한 항공업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뉴시스
항공업계가 특가 항공권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면서 고객 확보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업계가 명절 대목을 앞두고 있음에도 분위기가 어둡다. 우리 정부와 해외 국가들의 입국자 규제 완화 등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움직임이 느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대대적인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고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데, 과당경쟁·치킨게임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6월 8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나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 의무를 면제하고 나섰다. 유럽 주요 국가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코로나19 관련 격리 조치를 해제했다.

이러한 조치는 해외여행 수요 증대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객 수요 회복은 느린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아직 여객 수요가 완벽히 회복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항공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과 7월, 그리고 이번달(1~30일)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는 각각 126만명, 174만명, 186만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인 2019년 6∼8월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 600만명, 620만명, 673만명에 비하면 여전히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여객 수요가 적어도 화물 수송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는 대부분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결국 LCC 업계에서는 여객 수요를 증대시키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특가 항공권 또는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찜 특가’를 진행했으며, 티웨이항공은 지난 9일부터 28일까지 ‘취향저격’ 국제선 특가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에어부산도 지난 2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국제선 2인 프로모션 항공권’을 판매하고 나섰다.

대부분 동남아시아나 일본 노선 항공권이 프로모션 대상에 올랐는데,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의 경우 1인 편도 기준 15만원∼20만원 내외 정도다. 일본은 아직 자유여행이 허가되지 않은 문제로 항공권 가격이 1인 편도 10만원 미만 수준에 판매가 이뤄졌다.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 항공권도 20만원 내외 정도의 가격에 판매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여행 수요가 제주에 집중되는 현상에 LCC들은 제주도 특가항공권 등 각종 국내선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특가 항공권 프로모션은 여객 수요 확보를 위한 마케팅이기는 하지만 ‘제 살 깎아 먹기’로 비쳐질 수 있다. 서로 고객 유치를 위해 특가 항공권을 내놓으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여름휴가 시즌부터 추석 연휴까지가 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데, 아직까지 코로나19 여파가 남아 있어서인지 여름휴가 기간 성적이 좋지 못했다”며 “업계에서는 마지막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 연휴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특가 항공권을 내놓고 있지만 이러한 항공권은 대부분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으려면 수요 회복이 뒤따라줘야 하는데, 여객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 공급을 늘리고 특가 항공권 경쟁을 하는 것은 결국 출혈경쟁을 하는 꼴”이라면서 “그렇다고 경쟁사에서 내놓는 특가 프로모션을 우리가 하지 않으면 고객을 뺏기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특가 항공권 판매를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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