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시장이 올해 역성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렉서스의 판매실적 감소세가 유독 뚜렷한 모습이다. /렉서스코리아
국내 수입차시장이 올해 역성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렉서스의 판매실적 감소세가 유독 뚜렷한 모습이다. /렉서스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수입차시장이 올해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렉서스의 판매실적 감소세가 유독 뚜렷하다. ‘1만대 클럽’ 등 과거의 위상을 되찾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은 모습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대체로 꾸준하게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온 국내 수입차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신규등록대수 집계를 살펴보면, 8월까지 총 등록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 감소한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뒷걸음질의 주요 원인으로는 글로벌 자동차업계를 덮친 ‘반도체 수급대란’이 꼽힌다. 이로 인해 대다수 브랜드들이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나란히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온 렉서스의 판매실적 감소세가 유독 두드러진다. 렉서스는 8월까지 4,062대의 판매실적을 기록 중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828대 대비 40.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을 비교했을 때, 렉서스보다 높은 하락세를 기록 중인 브랜드는 시트로엥(88.4%)과 재규어(47.7%) 뿐이다. 다만, 시트로엥은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의 신차 출시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 재규어 역시 본사 차원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진행하며 재정비 중이다.

나머지 브랜드들의 경우 하락 폭이 많아야 30%를 넘지 않는다. 쉐보레(27.6%), 링컨(24%), 캐딜락(23.3%), 폭스바겐(21.9%) 정도가 20%대 하락세를 기록 중일 뿐이다. 렉서스와 한 울타리에 있는 토요타는 하락폭이 4.3%에 불과하다.

이처럼 렉서스의 하락세가 유독 뚜렷한 이유는 따로 찾기 어렵다. 렉서스는 올해 들어 뉴 제너레이션 NX와 첫 순수 전기차인 UX 300e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반도체 수급대란 여파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렉서스는 2000년대 중반 국내 수입차시장 1위에 오르는 등 업계에서 줄곧 탄탄한 입지를 자랑해왔다. 2000년대 후반 이후 독일차 브랜드에게 밀려나긴 했으나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했고, 아우디·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파문에 휩싸였을 땐 3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연간 판매실적이 1만대 아래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도 1만대 클럽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옛 위상 회복이 요원하기만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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