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빠른 매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뉴시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빠른 매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올해 초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이 끝내 무산됐던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새 정부 초대 산업은행 회장인 강석훈 회장이 ‘빠른 매각’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산업은행 품에 안긴지 20년을 훌쩍 넘긴 대우조선해양이 언제, 어떻게 새출발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산업은행의 부산 본사 이전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강석훈 회장은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먼저 “근본적으로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효용성은 다하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데, 산업은행 체제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강석훈 회장은 ‘빠른 매각’을 거듭 강조했다. 가격 문제 등으로 시간을 끄는 것보다는 빠른 매각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여러모로 간단치 않은 사안이다. 매각가가 최소 2조원대로 평가되는데다, 복잡한 업종 특성과 노사갈등 등 까다로운 문제들을 안고 있어 인수 상대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강석훈 회장이 밝힌 대로 매각 가격을 유연하게 하는 것도 자칫 ‘헐값 논란’ 등의 거센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이 추진될 당시에도 재벌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으론 강석훈 회장이 ‘빠른 매각’을 강조한 만큼 분할매각을 둘러싼 논란도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강석훈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해양 분할매각에 대한 질문에 “일부 부문의 해외 매각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빠른 매각이 필요한 상황에서 분할매각은 안 되고 통매각은 된다는 식의 조건을 다는 것은 바른 접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20년 넘게 산업은행 품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강석훈 회장의 의지대로 빠른 시일 내에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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