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배달앱 업계에서는 포장주문 수수료 유예 지속 여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
최근 국내 배달앱 업계에서는 포장주문 수수료 유예 지속 여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제는 우리 일상에서 너무나 익숙한 존재가 된 배달앱 업계가 ‘포장주문 수수료’라는 불편한 화두를 마주하고 있다.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업계 상황 및 각 주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인데,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절충점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똑같은 주문중개인데… 조심스러운 배달앱 업계

최근 배달앱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포장주문 수수료 문제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과 후발주자 쿠팡이츠의 포장주문 수수료 유예기간 종료가 임박하면서 시작된 설왕설래가 결과적으로 양사 모두 유예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2020년 8월 포장주문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프로모션 차원으로 수수료를 유예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6차례에 걸쳐 이를 연장했다.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10월 포장주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 프로모션을 통해 수수료 부과를 유예했고, 당초 당해 연말까지만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연장해오고 있다.

이 같은 수수료 유예는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배달앱 업계 상황도 급변했다. 일상생활이 회복됨에 따라 폭증했던 배달앱 수요가 주춤해졌고, 부쩍 커진 배달료 부담으로 인해 포장주문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포장주문 수수료 유예를 종료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일각에선 자영업자 및 소비자들의 부담 가중을 우려하는 등의 불편한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이는 배달앱 업계, 나아가 플랫폼 업계가 숙명처럼 겪어오고 있는 논란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새로운 방식으로 공급과 수요를 연결하며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을 개척하는 플랫폼 서비스는 초기엔 혁신성과 기술력이 주목을 끌며 환영받는다. 하지만 이후 플랫폼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 수수료 문제가 어김없이 불거지곤 한다. 중개만 하면서 많은 이익을 챙겨간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특히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최근 물가 상승 등으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결코 달가울 수 없다.

포장주문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논란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달앱이 탄생하기 전부터 음식점 포장주문은 가격을 깎아주거나 양을 많이 주는 등의 혜택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데 따른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포장주문 수수료를 향해 기본적으로 거부감이 존재하는 측면이 있다.

배달앱 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배달주문이나 포장주문이나 배달앱 서비스를 통해 주문을 중개하는 것은 다르지 않고, 포장주문 서비스 운영을 위해서도 똑같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장주문용 페이지를 별도로 제작 및 관리하는데 똑같은 인력이 투입되고, 서버 운영비용 등이 들어가는 것도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포장주문 수수료라는 표현 자체부터 잘못됐다”면서 “주문중개 수수료가 정확한 표현이고, 이는 배달주문 시에도 적용돼온 것이다. 배달의 경우 여기에 배달서비스에 따른 비용이 추가되는 것이며, 배달앱에서 제공하는 주문중개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를 포장주문만 받지 않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또 다른 배달앱인 요기요가 포장주문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점도 이러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포장주문 수수료로 12.5%를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마케팅 비용으로 투입해 포장주문에 대해 각종 할인혜택 등을 제공 중이다. 그 결과 요기요는 포장주문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경쟁사인 배달의민족과 쿠팡 입장에서 요기요의 이러한 행보를 마냥 지켜만 볼 수는 없다. 달라진 시장상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포장주문 수수료 유예를 마냥 연장하긴 어렵다. 다만, 수수료 관련 문제가 업계에서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선뜻 나서기도 쉽지 않은 난감한 상황이다. 실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모두 포장주문 수수료 유예 종료가 언젠간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시점 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따른 정상적인 비용을 부과하지 못한다면 서비스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이는 자영업자들의 판매경로 및 소비자들의 편익이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포장주문 수수료 부과 유예는 분명 어려운 시기에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를 종료한다면, 서비스 이용에 따른 정당한 비용 부과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