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지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지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조문 홀대’ 논란에 휩싸이자 대통령실이 19일(이하 현지시간)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영국 런던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조문록을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문록 작성은 당초 윤 대통령 부부가 영국 현지에 도착한 지난 18일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조문 행렬 등으로 런던 교통이 혼잡해지면서 윤 대통령은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바로 찰스 3세가 주최하는 리셉션을 참석했다. 

이에 따라 조문 일정 취소를 두고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홀대를 받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엠마뉴엘 마크롱 대통령 등은 다른 동선을 이용해 조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윤 대통령은 ‘현지 교통 상황’을 이유로 조문을 하지 못했는데, 이를 두고 사전에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영국 왕실에서 윤 대통령을 홀대했다는 뒷말이 나온 것이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9일(한국시간) 오후 논평을 내고 “조문 취소를 발표할 것이었으면, 윤 대통령 부부는 영국에 도대체 왜 간 것인가. 왜 다른 나라 정상들은 가능한데, 왜 대한민국 대통령만 불가능한 것인가”라며 “대통령 부부의 조문이 자진 취소인 것인지 아니면 사전 조율 없는 방문으로 조문이 거절된 것인지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부가 시작한 지 4개월에 불과한데 외교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외교 행보를 지켜보는 국민은 마음 졸이며 국격을 걱정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외교 일정에서라도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수석은 “어제 이른 오후까지 도착한 정상들은 조문할 수 있었고 런던은 현재 교통상황이 복잡해 오후 2~3시 이후 도착했을 경우 영국 왕실이 (오늘로)조정해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3시 40분쯤 영국에 도착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장례식 참석 이후 조문록을 작성할 예정이다. 조문록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명복을 빌고 영국 왕실과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수석은 “최선을 다해 행사를 진행하는 우방국에 이러한 논란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마치 홀대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는 시도에 대해 잘 판단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제대로 된 의전을 받지 못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식이 유포되기도 했다. 김 수석은 이에 대해 “정부대표 2명, 왕실 대표 1명이 (공항에서) 영접했고, 차량도 자체 준비라는 원칙과 달리 윤 대통령 내외에게는 왕실 차원에서 총리가 함께했던 차량을 제공했다”며 “경호 인력을 추가 배정해 윤 대통령 부부의 안전하고 확실한 이동 경로를 뒷받침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컨보이(호위)가 4~5대 붙었는데, 사이드카가 이 정도로 배치 안 된다”라며 “(찰스 3세 국왕) 리셉션에 도착하기 어려운 상황에 착륙했기 때문에 리셉션에 가는 그 경로에 사이드카를 4대 배치해 대통령 부부의 원활한 이동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왕실에서 리셉션 참석을 위해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도 했는데, 김 수석은 이에 대해서도 “국왕 부부, 각국 정상들에게 제공된 의전 절차와 다르지 않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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