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지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지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후, 한국전쟁 참전 용사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그 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으로 출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11시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여왕 국장 미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넥타이를 했고, 김 여사는 검은색 치마 정장에 검은 망이 달린 베레모를 썼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여왕이 남편 필립공과의 결혼식과 대관식을 치른 장소다. 국장으로 치러진 여왕 장례식에는 각국 정상과 정상급 인사, 왕족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고 전해졌다. 

윤 대통령 부부는 각국 정상들에 배정된 구역 14번째 열에 착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같은 열이다. 앞 열에는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앉았다.

장례 미사가 끝난 후 윤 대통령은 런던 처치하우스에서 조문록을 작성했다. 조문록에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님의 명복을 빌며 영국 왕실과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힘써오신 여왕님과 동시대에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님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당초 윤 대통령 부부는 18일 오후 런던 스텐스테드 공항을 출발해 여왕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참배를 한 후 조문록을 작성하고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런던에 도착했을 당시 현지 교통 상황이 복잡해, 곧바로 리셉션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조문 홀대’ 비판이 일었다.

이날 윤 대통령과 함께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등 다수의 정상급 인사가 조문록을 작성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후 윤 대통령은 숙소로 돌아와 영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한국전쟁 참전 용사 빅터 스위프트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빅터 스위프트는 1953~1954년 영국 육군 상병으로 한국전에 참전했으며, 영국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또 지난 6월 국가보훈처가 9개국 유엔 참전국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초청한 행사를 위해 방한하기도 했다. 

국민포장을 수여한 후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우리를 성장과 번영으로 이끈 자유시장 경제는 빅터 스위프트 선생님같이 10대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국민들의 자유수호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워준 덕택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게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빅터 스위프트는 “이렇게 포장을 수여받게 돼 정말 감동 받았고, 놀랐다”면서 “대통령과 모든 분들께 다른 영국인 참전용사를 대신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포장 메달과 함께 대통령 시계, 홍삼세트 등도 선물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영국군은 총 5만6,000여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윤 대통령은 당초 지난 18일 런던에 도착해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할 예정이었지만, 이 일정 역시 현지 교통상황이 복잡해 윤 대통령이 찰스 3세 국왕 리셉션에 곧장 참석하면서 미뤄졌다. 

영국에서 1박 2일의 일정을 모두 마친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영국을 떠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와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향한 여왕의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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