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쏘카가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쏘카
지난달 22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쏘카가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쏘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쏘카가 우여곡절 끝에 상장을 마무리 지은 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예사롭지 않은 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흥행 실패로 하향 조정했던 공모가를 줄곧 밑돌 뿐 아니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며 무기력하기만 하다. 유니콘 기업의 첫 상장으로 많은 주목과 기대를 받았던 쏘카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한 모습이다.

◇ 시총 5,000억원대로 추락… ‘유니콘기업’은 어디로

국내 카셰어링 업계를 선도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쏘카는 지난달 22일 코스피시장에 입성했다. 어느덧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주가 흐름은 예사롭지 않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2만8,000원)를 넘어선 것은 초기 3일 장중 잠시뿐이다. 종가를 기준으로는 단 한 번도 공모가를 넘지 못했다.

상장한지 일주일여 만인 8월말을 기점으로는 줄곧 뚜렷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엔 2만5,000원대가, 지난 8일엔 2만2,000원대마저 무너졌다. 급기야 지난 19일엔 2만원대까지 붕괴됐다. 현재 주가는 1만8,000원대까지 내려앉은 모습이다. 이는 공모가 대비 약 1만원, 35%가량 하락한 수치다. 시가총액은 5,900억원대로 내려앉으며 3,70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

상장 과정에서부터 험난했던 쏘카의 발걸음이 상장 이후에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쏘카는 여러 악재로 인해 투자시장 여건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서도 상장을 강행했고, 결과적으로 흥행 참패를 피할 수 없었다.

초라한 수요예측 결과를 받아든 쏘카는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보다 낮게 확정됐고, 공모 규모 또한 축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청약 경쟁률 역시 14.4대1에 그쳤다. 최대 2조~3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기대가 무색하게 시가총액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주가 반등이 절실한 시점에 오히려 악재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보호예수 해제다.

쏘카는 오는 22일을 기해 1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물량은 197만여주다. 전체 주식을 기준으로 하면 6%가량이지만, 현재 유통 중인 주식을 기준으로 하면 41.58%에 달한다. 해당 주식은 펀드형태로 투자한 14개 전략적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매도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쏘카는 15일 보호예수가 해제된 지난 5일 주가가 5.6% 하락한 바 있다. 당시 보호예수가 해제된 주식은 18만여주에 불과했다. 이번엔 그보다 10배 이상 많은 주식이 풀리는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은 쏘카가 상장사로서 새롭게 마주하게 된 까다로운 과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비상장사 시절 쏘카는 본연의 사업과 미래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도 키울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상장사가 주식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훨씬 복잡한 문제다. 많은 변수가 존재할 뿐 아니라, 해당 상장사 차원에서 제어할 수 없는 변수도 많다.

쏘카는 현재도 사업적인 측면은 물론 미래 성장 전망에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한 부문이 많다. 꾸준히 성장 중인 카셰어링 업계에서 압도적 1위의 위상을 자랑하며 슈퍼앱으로의 도약도 임박했다. 자율주행, FMS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가시적 성과 또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하기만한 주가 흐름은 공교롭게도 쏘카의 3대주주인 롯데렌탈의 고민과 일맥상통한다. 롯데렌탈 역시 연이은 실적 고공행진과 적극적인 신사업 추진에도 주가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는 물론 상장 이후에도 험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쏘카가 언제쯤 ‘유니콘기업’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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