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케이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장 시점을 놓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에 상장 시점 놓고 ‘골머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케이뱅크의 주권 신규상장 예비심사 결과, 규정상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케이뱅크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지 약 3개월 만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케이뱅크는 2016년 1월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수익 2,878억원, 당기순이익 22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KT의 자회사인 BC카드로 33.72%를 보유 중이다.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6개월 내에 상장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케이뱅크는 앞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등의 상장 절차를 밟게 된다.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엔 두 번째로 증시에 입성하게 된다.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는 국내 인터넷은행 중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바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공모 시점 등 구체적인 상장 시기에 쏠리고 있다. 당초 케이뱅크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 다만 시장에선 현재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탓에 연내 상장을 추진하기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올해 IPO 시장은 증시 침체로 찬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탓에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기업들도 속출했다. 하반기에도 침체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시장 한파를 뚫고 상장을 강행했다가 흥행에 실패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쏘카가 대표적인 예다. 하반기 공모시장 기대주로 꼽혔던 쏘카는 수요예측과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흥행에 참패한 뒤, 상장 후 성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쏘카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로 거래를 마친 후 최근까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발 긴축 공포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불확실한 시장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동일 업종 기업인 카카오뱅크가 수개월째 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케이뱅크에게 고민거리를 안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기술·성장주에 대한 투심 침체 여파 등으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선 최근의 시장 여건을 고려해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현실적으로 케이뱅크 연내 상장은 쉽지 않다”며 “최근 주식 시장 부진과 더불어 특히 성장주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KT 경영진 입장에서 낮은 가격으로 상장을 추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KT 경영진의 케이뱅크 상장 목표 시가총액과 투자자들의 케이뱅크 적정 시가 총액간의 괴리는 상당히 크다”며 “투자가들의 케이뱅크의 예상 IPO 가격은 4조원 수준에 불과한 반면 KT 경영진 목표는 최소 7조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케이뱅크가 상장 시기 뿐 아니라 희망공모가 산정을 놓고도 상당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케이뱅크가 어려운 시장 상황을 딛고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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