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금리를 한번에 0.75% 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사진은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워싱턴DC 소재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는 모습./AP·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0.75%p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에서 3.00~3.25%로 인상됐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올해부터 공격적인 긴축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0.25%p 인상하며 제로금리 시대를 종식시킨 후 5월 0.5%p, 6월 0.75%p, 7월 0.75%p씩 기준 금리를 올렸다. 이번에 추가로 0.75%p를 인상함에 따라 자이언트스텝은 3회 연속 단행됐다.

연준이 통화긴축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는 이유는 고물가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PI 상승률은 6월 9.1%까지 급등한 이후 두 달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미국이 몇 달 째 강력한 긴축 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뚜렷한 하락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8월 CPI 상승률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엔 큰 충격을 안겼다. 일각에선 연준이 울트라스텝(한 번에 1%p 금리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금리 인상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원한다”고 말했다. 고물가 상황이 잡히기전까지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단행으로 한미 간 금리는 한 달 만에 재역전됐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2.5%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한미간 금리차는 0.75%p로 벌어졌다. 이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98원에 개장한 후 곧바로 1,400원을 넘어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내달 12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국내 기준금리 역시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의 0.25%p 인상기조가 유효하냐는 질문을 받고 “전제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 수 개월 동안 말씀드린 0.25%p트 인상 포워드가이던스(사전 예고 지침)는 전제 조건이 있다”며 “포워드가이던스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미 연준의 최종 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4%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졌다는 점이다. 다음 금통위에서 전제 조건 변화가 국내 물가, 성장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금리 인상 폭과 시기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초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하는 점진적인 긴축 기조를 시사해온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기존의 점진적 인상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시장에선 한은이 내달 회의에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단행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 <Federal Reserve issues FOMC statement> /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2022년 9월 21일 
https://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pressreleases/monetary20220921a.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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