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인인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2세 경영인인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분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 올해만 53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개인 보유 지분↑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21일 공시를 통해 김연수 대표가 자사주 9만7,886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달 14~16일, 19~20일 기간에 5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총 매입 금액은 15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김 대표는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장녀다. 김 대표는 지난해 8월 한컴 각자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현재 그룹의 미래전략과 신사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아 활발한 경영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6월부터는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24일과 27일 6만7,324주를 매입했다. 같은 달 29~30일엔 13만7,321주를 추가 매입했다. 6월에 사들인 자사주만 20만4,645주에 달한다. 금액으론 38억원 규모다. 이번에 추가 매입분까지 합치면 김 대표는 자사주 매입에만 53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김 대표의 한컴 개인 보유 주식은 30만2,531주로 늘어났다. 지분율은 0.75%에서 1.11%로 확대됐다. 

한컴 측은 김 대표의 자사주 매입 배경에 대해 “지속적인 자사주 추가 매입은 한컴의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의 방증”이며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창사 이래 첫 주주서한을 반기마다 발송하고, 7년 만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해 온 경영방침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 지배력 강화·주가 부양 잰걸음 

시장에선 이 같은 자사주 매입 행보를 놓고 지배력 강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김 회장 자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후계자로 강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한컴에 대한 개인 보유 지분은 많지 않지만 최대주주사 및 특수관계 회사를 통해 사실상 2대주주로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선 김 대표는 한컴의 최대주주인 한컴위드의 지분 9.07%를 확보하고 있다. 부친인 김 회장(15.7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이다. 

또한 지난해 5월 김 대표는 특수목적법인 에이치씨아이에이치(HCIH)를 통해 한컴 지분 9.89%를 인수한 바 있다. 최근 매입한 개인 지분까지 합치면 11% 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시장에선 김 대표의 지분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승계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의 자사주 매입 행보는 주가 부양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한컴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6일 장중 한때 3만4,50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주가는 지난해 말 고점 대비 56%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컴은 1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컴은 김 대표 체제 전환 후 현재 사업구조재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선 이를 통해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심의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한컴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8월 김연수 대표 취임 이후 한컴MDS 매각 및 글로벌 SaaS 기업 KDAN 인수를 추진하는 등 본업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따른 보다 명확한 성장 전략과 사업 역량 집중을 통한 실적 성장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 및 대표이사 장내 매수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 또한 지속하고 있어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에 새로운 기대를 가져도 좋을 시점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과연 김 대표의 자사주 매입 행보가 지배력 강화에 더불어 주가 안정에도 보탬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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